자동차·차부품 수출이 전체 40% 차지
철강·화학·중장비·조선·화장품도 '긴장'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대(對)러시아 수출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해지는 모습이다.
대러시아 수출 규모는 연 100만달러 규모로 이중 완성차와 자동차부품의 비중이 40%를 넘어 피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 규모는 99억8300만달러(약 12조원) 규모로 전체 수출의 1.6% 수준이다.
◆ 전쟁 장기화되면 러시아 수출입 타격…수출업계 초긴장
전쟁 발발 초기인 현재까지는 러시아에 대한 수출이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영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러시아에 대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배제가 이뤄지면서 러시아 발주기업(바이어)이 대금을 지급하려 해도 달러 결제가 불가능하게 돼 국내 관련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무역협회 내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대책반'은 지난 1일까지 6일간 119개사의 기업으로부터 160건의 애로사항을 접수했다. 전날(138건)보다 22건이나 늘어난 수치다.
유형별로 보면 대금결제(94건·58.7%)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그 뒤로 물류(51건·31.9%)와 정보부족(11건·6.9%)이 뒤를 이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따른 수출 영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을 당시 대러시아 수출기업들은 이미 한 차례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제재 첫해인 2014년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약 9% 줄었다. 이듬해인 2015년엔 54% 정도 감소해 일정 시차를 두고 영향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품목별로는 2015년 기준 자동차가 60% 이상, 가전제품은 50%, 석유화학 제품이 37% 정도 줄었다.
◆ 자동차 수출 꾸준히 증가세…때 아닌 사태에 '찬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큰 악영향이 우려되는 곳은 자동차업계다.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승용차와 자동차부품의 대러시아 수출 비중은 25.5%(25억달러)와 15.1%(15억달러)로 합하면 40.6%에 달한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에선 최근 이번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되면 현지 자동차 판매가 29% 이상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자동차 다음으로 충격이 큰 품목은 화장품이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 수준에 불과하지만 기업수가 많다. 지난해 기준 대러시아 수출기업은 5400여개 중 가장 많은 444개 기업이 화장품을 러시아에 수출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2188% 급증한 철구조물이나 99.9%, 88.6%씩 증가한 건설중장비, 합성수지도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다수 포진해있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화장품, 합성수지 등을 중심으로 교역 차질이 예상된다"며 "이미 지난 2014년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한 수출 감소를 겪은 만큼 정부가 발빠르게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