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공시가 20% 이상 인상 예상
재산세 지난해 대비 소폭 인상, 종부세는 그대로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국민 조세 저항이 세지니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거겠죠. 대선에 지방선거까지 있으니 여당 대선후보까지 나서서 종부세에 화난다고 말 그대로 '유세' 떠는 거죠. 하지만 작년보다 조금만 더 세금을 올리겠다는 건데 고마워해야하는 건가요?"
정부의 부동산 조세 완화방침이 예고됐지만 실제 세부담은 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진단된다.
올해 오른 공시가격 대신 지난해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사용하는 방법과 공정시장가액을 낮추거나 세부담 상한선을 내리는 방법으로 재산세는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거나 소폭 오를 것으로 예측되지만 종합부동산세는 여전히 큰 폭으로 오를 것이 불가피해서다.
정부는 지난해 연말 표준지 토지공시가격(공시지가)을 발표하면서 세 부담 완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공시가격을 급등시키는 이른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여전히 유지되지만 세부담 상한 조정과 공시가격 유동적 적용 등으로 세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달 22일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와 맞춰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등의 감면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종부세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감면계획이 아직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종부세는 '원칙'대로 부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종부세 과세기준 상향으로 세금을 내지 않았던 주택소유자 약 20만명이 새로운 종부세 대상자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 20% 이상 인상 추산...재산세, 지난해 공시가격 준용할까
2일 부동산업계 전문가와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책정될 재산세는 지난해 수준에서 5% 미만 오르며 종부세는 예전과 같은 인상률을 보일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 중 공동주택공시가격 발표와 함께 조세 감면 방안이 함께 나올 것"이라며 "세부담 감면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올해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두 부동산 보유세의 큰 폭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발표한 표준지 공시가격은 서울 11.2%를 비롯해 전국 10.2% 올랐으며 단독주택 공시가격도 7.4% 올랐다. 이달 발표될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더 큰 폭으로 오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20% 가량 오를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금액대별로는 9억원 이상이 25%, 9억원 미만은 21%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자료=국토부 등] 2022.03.02 donglee@newspim.com |
이에 대해 국토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지만 15% 이상 인상은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18.32%다. 이 가운데 서울은 14.73%로 평균에 밑돌았지만 인천 34.52% 경기 23.96%씩 올랐다.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을 맞춘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볼 때 실제 오른 아파트값이 공시가격에 반영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지난해엔 19% 전국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조세 및 준조세 감면 방안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우선 가장 먼저 거론되는 조세 감면 방안은 과세표준인 공시가격을 지난해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언급한 적이 있는 만큼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향으로 꼽힌다.
다만 이처럼 과세표준이 지난해와 똑같아도 올해 부과될 세금은 늘어난다. 세부담 상한선이란 게 있어서다. 법에 따르면 재산세의 경우 3억원 미만 주택은 전년 대비 105% 6억원 미만은 110% 9억원 이상은 130%까지다. 지난해에 매겨진 재산세와 종부세는 이같은 상한선에 따라 산출액 그대로 받지 않고 조정된 것인 만큼 다시 130% 이상 높아진 상한선을 적용하면 세금은 오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재산세는 지난해 수준에서 5% 미만 인상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마철현 세무사는 "과세표준인 공시가격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사용하면 5%이내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세금을 책정할 때 예년 공시가격을 적용한 사례는 지금껏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른 공시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고 대신 세부담 상한선을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세부담 상한선은 지방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인 공시가격에 곱하는 공정시장가액을 낮출 가능성도 나온다. 지방세법에는 공정시장가액을 40~80%로 규정하고 있으며 상세 내역은 시행령으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철현 세무사는 "공시가격을 예년 것으로 사용한 것보다 공정시장가액을 비롯한 다른 규정을 손 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 종부세, 세금 경감 가능성 낮아...새정부 의지 없으면 세금 그대로
종부세에 대해서는 아직 감면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정부에서는 세부담 상한선을 조정해 인상폭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여당은 대선레이스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12월 당정협의회를 열고 종부세 세부담 상한선 조정을 건의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종합부동산세는 예외 없이 2022년 공시가격이 적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종부세 인상률은 70~90%에 이르고 있는 만큼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0% 가량 오른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대비 종부세는 15% 이상 인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공시가격이 과세표준인 취득세도 수직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만약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폭 20% 이상설'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종부세를 내야 하는 공시가 11억원 이상 주택은 전국적으로 58만~6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 이상 주택 소유자가 내야하는 '시민세금'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종합부동산세법을 개정해 세부담 상한선을 현행 150%에서 낮추는 방안을 예상하고 있다. 또 새 정부에서 종부세 과세대상 주택을 현행 11억원에서 올리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문재인 정부가 주장했던 '2% 세금'이 되기 위해선 과세 기준을 올리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선 후보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종부세 완화 그리고 윤석열 후보는 종부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1.06 sungsoo@newspim.com |
다만 이같은 정부의 종부세 완화 방침을 '대선용 표퓰리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국토부가 조세 부담 완화를 언급할 때 종부세는 빠져있다. 기재부 역시 종부세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2022년 예산안을 마련할 때 세입을 구상했을텐데 갑자기 세금을 줄이는 것은 새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아니라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예고된 종부세는 아마도 그대로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건강보험료 인상폭도 낮출 계획이다. 지난해 공시가격 급등에 따라 건보료 인상이 예상되자 보건복지부는 지역 건보 가입자를 대상으로 500만원 추가 공제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역대 최저 인상률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건강보험료 역시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적용한 추가 공제가 올해도 유지될 가능성은 높지만 그럼에도 워낙에 많이 뛴 공시가격으로 인해 건보료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진단이 많은 상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부동산 세금을 걷는다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소득 없이 부동산만 있는 노후계층과 같은 피해를 보는 계층을 감안한 세금 방안을 세워야할 것"이라며 "그저 작년보다 조금 늘었다고 홍보하는 것은 바른 세정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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