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체험해보지 않으면 머리로는 알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세상 누군가 경험하게 하면 안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대선을 불과 9일 앞두고 여전히 박빙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어릴 때 소년공으로 일하면서 산업재해를 당해 팔이 굽는 등의 어려움을 회상하며 이를 동력으로 대한민국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겠다고 역설했다.
이 후보는 27일과 28일 이틀 동안 고향인 영남 유세에 나섰다. 특히 27일 울산 유세에서 "저는 산업재해를 수 없이 당해서 사실 냄새를 잘 못 맡는다. 팔이 휘어 더 굽지 않는다"라며 "아무도 산업재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고 저는 팔을 다쳐 출근을 안 하면 월급을 안 주니까 한 손으로 일하면서 월급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대구=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 앞에서 열린 '남부수도권 시대, 대구 경북의 재도약, 이재명은 합니다!'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28 leehs@newspim.com |
이 후보는 "제가 석 달치 월급을 떼여 엄마 품에 엎드려 엉엉 울다가 답이 안 나와 야반도주했다"라며 "너무 억울해서 파출소를 찾아갔는데 '우리는 그런거 안해. 나가'라고 해서 쫒겨났다. 다시는 이런 세상을 누군가 경험하게 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머리로 또는 귀로 들어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저는 알고 있다"라며 제 몸에 배어 있는 많은 상흔들이 제 정책의 출발점이다. 제가 겪었던 그 참담한 삶이 바로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시장 청소부 하시는 아버지가 시장이 끝나면 썩기 직전의 과일을 갖다가 온 가족이 밤 12시에 허겁지겁 먹었다. 내일 되면 썩어버리니까"라며 "제가 아이들 중에 혹시라도 과일을 못 먹는 학생이 있을까봐 어린이집에 국산 과일 공급하는 사업을 했다. 대한민국 전역에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무상교복을 한 이유는 모두가 교복을 예쁘게 갖춰 입고 학교로 갈 때 저는 잿빛 작업복을 입고 공장을 향해서 갔다"라며 "제가 대학 가서 처음으로 교복을 맞춰 입고 입학식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 제가 성남시장이 된 다음 무상 교복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굶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돈 2만원이 없어서 밥을 굶고 고통 받아보지 않으면 모른다"라며 "한 달에 8만원 기본소득이 무슨 소용이냐고 하지만 우리 세상에는 2만원이 없어 아버지 부양을 못해서 아버지를 유기치사했다고 징역 4년 받은 청년이 있다"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소득도 강조했다.
[대구=뉴스핌] 이형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남부수도권 시대, 대구 경북의 재도약, 이재명은 합니다!' 대구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28 leehs@newspim.com |
그는 "삶을 체험해보지 않으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라며 "소년 노동자 출신의 대한민국 첫 번째 대통령이 우리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을 확실히 바꿀 수 있다는, 그 희망을 보여드리기 위해 드린 말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의 청년들은 기회가 부족해서 경쟁에서 지면 바로 죽음"이라며 "둥지가 작어서 떨어지면 죽는데 누가 떨어질지를 남녀로 편 가르고 지방과 수도권 청년으로 나눠서 싸우고 있다. 둥지를 키우는데 애써야 할 정치가 어느 한 쪽 편들어 증오하게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 후보는 28일도 희망을 말했다. 그는 이날 대구 지역 유세에서 "우리 정치가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라며 "정권 교체를 넘어서 정치 교체하면 이재명 없어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도 새정치의 이름으로 원하고 심상정 후보도 소수정당으로 열심히 노력했다"라며 "각자가 인정받는 마늠 연합정부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특장점을 바탕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정치교체가 제가 대통령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성과"라고 정치개혁을 내세웠다.
그는 "3월 9일이 지나서 10일에 어떤 세상이 올 것 같은가"라며 "미래 희망을 향해 가는 길과 과거를 향해 퇴행하는 길 중 어떤 결정을 하는지는 여러분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