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혼소송 중에 장인이 보는 앞에서 장검으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49) 씨가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16일 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법원로고[사진=뉴스핌DB] 2021.04.01 obliviate12@newspim.com |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자인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라며 "아직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딸들이 있고, 이 사건 범행 현장에 장인어른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에서 끔찍한 사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하고 계모 밑에서 제대로 된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성장했고 성년 무렵에는 아버지가 가정불화를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불우한 가정사 때문인지 주변에 인정받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집착이 강했지만, 정서적 불안감, 우울, 분노 감정 등에 시달리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 가정에서 거친 언어를 사용하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았던 것 같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피해자의 외도사실과 피해자가 처남으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해 손실을 본 사실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측 공소사실에 따르면 지난 2004년 6월 혼인한 A씨는 아내에게 강하게 집착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 지난 5월부터 아내가 집을 나오면서 별거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 6월 가정법원에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지난 9월 3일 오후 2시쯤 피해자가 아버지와 자기 집에 옷을 가지러 온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 이혼소송을 취하하라고 요구했고,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자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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