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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변방'은 옛말, '전성기' 이제 시작"

기사입력 : 2022년02월14일 08:00

최종수정 : 2022년02월14일 15:44

10년 기다린 서울아레나 착공, 음악도시로 변모
창동 신경제 '시동', 변방 아닌 동북권 중심 도약
재개발 물결에도 '구민우선' 철학 흔들림 없어
GTX-C노선 정상화 총력, 도봉 위한 거취 고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의 변방이자 낙후된 '베드타운'이었던 도봉구가 변하고 있다.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창동 신경제'가 구체화되면서 본격적인 도약이 시작됐다. 도시재생사업과 경관개선사업 등을 통한 이미지 개선도 눈에 띈다.

도봉의 성장은 이동진 구청장의 임기와 함께 한다. 민선 후 첫 3선 구청장인 그는 오랜 인고끝에 중장기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도봉은 변방이 아닌 동북권 중심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를 만나 12년의 여정과 도봉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0년 기다린 서울아레나, '창동 신경제' 본격화

도봉 개발의 중심은 창동이다. 한때 역 인근 포창마차가 대표 이미지였던 이곳은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8일 서울 도봉구청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2.08 hwang@newspim.com

우선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준비한 서울아레나가 오는 5월 착공 예정이다. 2만석 규모의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으로 연간 250만명 규모의 관람객 유치가 기대된다. 국내 K팝 스타의 공연은 물론, 그동안 전문공연장이 없다는 이유로 한국을 '패싱'했던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구청장은 "무엇이 도봉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문화콘텐츠'가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단순한 대형공연장이 아닌 음악의 생산과 유통, 향유가 한곳에서 이뤄지는 '음악도시'를 상징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전 정권의 비협조로 착공 시점이 늦어진 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아레나가 완성되면 300여 문화기업이 집중되고 1만3000여개에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이미 완성된 청년창업 및 중장년 일자리 지원시설 창동아우르네와 착공을 시작한 씨드큐브창동(복합문화공간),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서울사진미술관 등 다른 핵심 시설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베드타운을 넘어 자족도시로 나아가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그는 "지난 임기동안 이뤄낸 성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사업이다. 이제 도봉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미래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이은 재개발 물결에도 '거주민 우선' 철학 견고

창동 개발에 맞물려 노후된 주거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도봉구 인구는 31.9만명으로 25개 자치구 중 18위에 그친다. 특히 50세 이상 인구 비중이 47.1%에 달하는데 이는 서울시 평균 40%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에 도봉구는 2018년 WHO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올초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재인증을 받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중장기 발전을 위해서는 젊은 외부인력 유입이 불가피하다. 청장년층이 선호하는, 재개발을 통한 '신축' 주거단지의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8일 서울 도봉구청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2.08 hwang@newspim.com

이 구청장 역시 이런 지적에 동의한다. 하지만 기존 현주민들이 외면받는 '투기성' 개발에는 확고한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해도 무분별한 자본유입은 용인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는 "과거 민간주택공급사업에서 현 거주민들의 재입주율이 20%도 되지 않았다. 돈많은 외지인들의 잔치였다는 의미다. 주거환경 개선은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도봉구민이 가장 먼저 혜택을 받는, 다시말해 거주자들은 모두 입주가 가능한 방향성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도봉구는 정부의 공공주택공급사업에 발맞춰 공급확대를 꾀하고 있다. 역세권지역과 저층주거지역, 준공업지역 등이 대상지다. 개발 환경에 맞춰 민간개발 역시 '투트렉'으로 진행한다. 다만 구민이 중심이 되는 개발이라는 철학만큼은 끝까지 유지한다는 각오다.

◆GTX-C 정상화에 총력, 도봉 위한 거취 고민

최근 논란이 된 GTX-C노선 도봉구간 지상화에 대해서는 "절차상 문제가 있는 결정"이라며 "반드시 정상화(지하화)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GTX-C노선은 국토부가 10년간 사전타당성조사 및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거쳐 확정한 국가철도망 계획이다. 2020년 10월 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창동에서 도봉산역에 이르는 도봉구간(5.4㎞)을 지하화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같은해 12월 민간사업자 모집을 위한 시설사업기본계획(REP)을 고시하면서 급작스럽게 지상화로 변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도봉구는 강하게 반발하며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다각적 검토끝에 확정한 노선 사업이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약을 앞두고 갑자기 변경된 건 심각한 문제라는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8일 서울 도봉구청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2.08 hwang@newspim.com

이 구청장은 "해당 구간을 지상화 한다는 건 이곳을 운행하는 1호선과 노선을 공유한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지연이 발생하는 구간인데 GTX-C가 더해진다면 간섭으로 인한 속도 지연이 불가피하다. 광역급행철도라는 의미 자체가 퇴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지상화로 인한 소음과 분진 등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도봉구는 지난 2월 10일 이 구청장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만나 정상화를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 내에서도 원안대로 가야한다는 의견이 많아 조속한 해결이 기대된다.

어느덧 민선7기도 마지막. 12년을 이어온 여정도 이제 끝자락을 보이고 있다. 자부심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지만 도봉의 발전만을 바라봤던 초심만큼은 끝까지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도봉구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이제 조금씩 성과로 나타나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 거취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우선은 남은 임기동안 도봉의 미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진 구청장 프로필
▲1960년생(전북 정읍) ▲고려대학교 영문학과 ▲제5대 서울시의원 ▲김근태 국회의원 보좌관 ▲서울시 도봉구청장(3선)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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