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을 수 있을 때 맞아라" 전문가들 한목소리
방역패스·접종완료자 다른 기준에 국민 혼란만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백신인 부스터샷 접종률은 26일 현재 50.7%다. 1·2차 초기 백신 접종률이 85%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3차 접종률은 저조하다.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3월에 출시 예정이라는 데, 추가 접종 일정을 미루는 게 낫지 않나"
화이자와 모더나가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 특화된 백신을 이르면 오는 3월에 당국에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란 소식에 일부 시민은 임의대로 부스터샷 접종을 연기하고 있다. 당초 부스터샷 접종 간격은 6개월이었다가 3개월로 앞당겨진 것이고, 방역패스 유효기간도 6개월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기다리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 아니라고 말한다.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보고됐던 지난달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백신 전문가와 감염병 의사, 공중보건 당국자 등 15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만장일치로 지금 당장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강력 권고했다.
미국의 백신·면역학 권위자인 그레고리 폴란드 박사는 강력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 국면이기에 부스터샷이 더욱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최대한 많은 인구가 추가 접종으로 면역력을 보강해 집단면역 수준으로 부상해야 더 큰 확산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키코 이와사키 예일 의대 면역생물학 교수는 "백신과 부스터샷은 우리의 항체와 T세포 반응을 한층 더 올려준다. 비록 기존의 백신으로 유도한 항체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항체가 많으면 그만큼 감염과 바이러스 자가복제, 전파 위험을 덜어준다"고 말한다.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고 확산세가 커진 마당에 오미크론 전용 백신이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미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국제백신접근센터의 윌리엄 매스 박사는 오미크론 확산 초기인 12월에 맞췄다면 더 큰 확산을 막아 유용했겠지만 지금은 너무 늦었다고 말한다.
물론, 오미크론에 특화된 부스터샷이 면역보강 면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넋놓고 기다리다가 코로나에 걸리는 수가 있다고 션 트루러브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전염병학 교수는 경고한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의 놀라운 확산 속도를 감안하면 오미크론 특화 백신은 소용이 없다. (백신이 출시될 시점에는) 모두가 감염됐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고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이 넘는 가운데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설연휴 이후 일일 확진자가 3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악의 경우 3월 20만명까지 늘 수 있다는 암울한 예측도 나온다.
정부가 부스터샷 접종률을 올리려면 국민의 신뢰를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도 부스터샷 접종 간격이 5개월인데, 국내는 왜 3개월인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방역당국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은 6개월로 계속 유지하면서, 90일 안에 부스터샷까지 맞아야 접종 완료자로 분류한다는 새 지침은 국민에게 혼란만 준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