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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2022·부동산]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한 목소리지만…李 "공공주도" vs 尹 "민간개발"

기사입력 : 2022년02월02일 06:01

최종수정 : 2022년02월04일 09:05

李‧尹, 용적률 상향‧안전진단 기준 하향 카드 꺼내
고밀도 개발로 일조권 침해‧주거 환경 악화 우려
"세밀함보다 선심성 공약…초과이익환수제‧분상제 세부 내용 나와야"

[편집자] 대한민국의 5년을 결정할 제 20대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대한민국의 5년을 책임질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특히 국민생활에 가장 밀접한 부동산 공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택과 교통·SOC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후보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에 뉴스핌은 각 후보의 주요 부동산공약을 분석하고 비교해 실현가능성 여부를 살펴보고자 한다.

 [연재 순서]

① 좌-우 뚜렷했던 부동산공약, 선거 다가오자 '막던지기'

② "주택공급 확대" 한 목소리...李 311만-尹·安 250만

③ 대선 후보들, 부동산세 공약 '3인 3색'…각각 문제점은?

④ "우리가 더 급한데" 2030 중심 주택공약에 뿔 난 4050

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한 목소리지만…李 "공공주도" vs 尹 "민간개발"

⑥ '표 의식 개발공약 남발' GTX 연장·지하화…"차차기 정부 몫"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현 정부 출범 이후 급등한 부동산값을 잡기 위한 각종 개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신규 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6대 정책으로 문재인-박원순과 차별화 시도하고 있고, 윤 후보자는 1기 신도시 재정비로 10만가구 공급 등을 발표했다. 두 후보자 모두 용적률 500% 고밀 재건축‧재개발 등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있지만, 이 후보자는 공공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를 전면에 내세운 반면 윤 후보자는 민간 중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정책적 이해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독소 조항으로 불리는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 굵직한 문제를 뒤로한 채 선심성 공약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재건축‧재개발로 서울‧수도권 신규 주택 250만 가구 공급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약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자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용적률 상향'과 '안전진단 기준 하향'을 골자로 하는 재개발‧재건축 6대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6대 정책 공약에 ▲재건축·재개발 신속 협의제 도입 및 용적률 500% 4종 주거지역 신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공공재개발 추가 인센티브 도입 ▲고도제한지역·1종 일반주거지역 SOC(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 ▲재개발·재건축 지역 원주민 재정착 지원 강화 ▲리모델링 활성화 위한 '리모델링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신규 주택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개발 이익이 과도한 지역에 대해서는 공공 환수를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윤 후보는 ▲30년 이상 공동주택 정밀안전 진단 면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대폭 완화 ▲과도한 기부채납 방지 등으로 규제를 개혁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양 후보자는 용적률 상향을 통한 공급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500%까지 용적률 상향이 가능한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라며 "4종 주거지역 적용을 포함한 용적률 상향, 층수 제한, 공공기여 비율 등도 유연하게 조정하겠다"고 했다.

용적률 상향으로 재건축 사업에서 이익이 많이 발생하는 데 대해서는 "적절히 공공환수를 해 지역 사회에 환원되도록 하겠다"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청년주택과 같은 공공주택 공급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자는 지난 6일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에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으로 10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면서 '용적률 500%'를 언급했다. 윤 후보는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용적률 500%' 꺼내든 대선 후보자…"고밀도 난개발 우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방법은 다르지만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 추진에 '500%의 용적률'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 없이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시행령에 따르면 현재 용적률은 ▲1종 전용주거지역 50~100% ▲2종 전용주거지역 50~150% ▲1종 일반주거지역 100~200% ▲2종 일반주거지역 100~250% ▲3종 일반주거지역 100~300% ▲준주거지역 200~500% 등이다.

용적률 500% 상향으로 인해 일조권 침해와 주거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1기 신도시인 경기도 일산과 분당‧중동‧평촌‧산본 평균 용적률은 169~226%수준이지만 양 후보가 발표한 용적률을 적용할 경우 현행 법적 상한률(250~300%) 보다 최대 274%가 상향되지만 층고제한 등으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윤지해 부동산R 114 연구원은 "서울 시내 주요 재건축 단지들에 적용할 수 있는 용적률이 최대 500%까지 상향될 경우 사업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용적률 상향으로 인해 일조권 침해와 고밀도 난개발이 발생할 경우 주거환경이 열악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기부체납과 문턱 높은 정밀안전진단에 사업 망설여"

전문가와 시장은 두 후보가 발표한 재건축‧재개발 정책이 실제 반영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비사업에 걸림돌로 작용라고 있는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에 대한 규제 완화 없이는 사업에 참여할 재건축 단지는 소수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 추진위 설립 당시 집값과 준공 당시 집값을 비교해 조합원 1인당 평균 3000만원 넘게 차익이 생기면 초과 금액의 10~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경우 2020년 재건축 부담금으로 총 5965억 6844만원을 통보받았다. 조합원 한 사람당 부담금이 4억원이 넘는다. 최근 강남구 한양7차 재건축조합은 재초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합 해산을 검토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도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이다. 기대했던 수준을 밑도는 분양가가 책정되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서울 시내 한 재건축 조합장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가 초과이익 환수제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한 규제를 상황에서 사업주체인 조합원 부담이 늘어날 게 불 보듯 뻔 한 데 누가 하려고 하겠다"며 "특히 기부채납 비율도 너무 높은 편이고 안전진단 규제 등으로 사업이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 용적률을 높여준다고 해서 정부 주도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단지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두 후보 모두 세밀함 부족…무분별한 공급과 규제 완화 답 아냐"

두 후보가 발표한 부동산 공약을 두고 세밀함이 부족하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 후보가 발표한 '청년 원가 주택' 공약은 수요자인 청년층이 원하는 주택 형태인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사업 단지의 경우 과도한 정밀안전진단 규정과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에 대한 보완 없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며 "다만 용적률 상향과 4종 일반거주지역 신설을 통한 개발 사업은 공급확대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 교수는 "이 후보는 과도한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사업계획은 적절히 공공 환수해 지역사회에 환원되게 하겠다"며 "주변 시세보다 과도하게 높게 분양가를 책정하면 적정선에서 손해를 보거나 불이익을 보지 않게 통제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공 기여 비율과 층수 제한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부동산 공약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명확성과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재건축‧재개발 공약 내용 대부분 수용 가능할 수 있지만, 정책에 세밀함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 보다는 실현가능한 부동산 정책이 나오기 위해선 각 지역별 특성과 주거환경을 면밀히 살펴본 이후 맞춤형 정비사업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과거 정부를 보듯 무분별한 공급과 규제 완화가 답이 아닌 것처럼 적절한 공급대책과 규제완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부동산 공약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 단지들에 용적률 500%를 적용할 경우 상업이 높아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문제가 다시 불거지게 된다"며 "재초환 문제에 대한 사전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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