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일본 기업들이 변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회장 연봉 4억엔의 두배가 넘는 연봉 10억엔(약104억원)으로 경력 직원을 채용키로 했고, 전통적 대기업인 파나소닉은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전문직 외국인을 구하는 기업들 75%가 전문성보다는 일본어 회화 능력을 더 중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일본 기업이다. 연공서열과 회사 일에 매달리는 문화 등으로 정체된 듯한 일본 기업의 이미지가 급속히 바뀌는 양상이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일본 도쿄 시나가와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걷고 있다. 2021.07.28 wonjc6@newspim.com |
◆ 유능한 직원 채용 위해 회장 연봉 2.5배 제시한 유니클로
지난 16일자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유니클로 브랜드 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능한 경력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최대 10억엔의 연봉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놨다. 이 회사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향후 경쟁 상대는 동종 업계의 ZARA가 아니라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GAFA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봉 10억엔은 일본 내에서도 최고 수준일 뿐만 아니라 다다시 회장 연봉의 2.5배이다. 이는 의류 분야를 넘어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경쟁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IT와 디지털 전환, 공급망 분야에서 최고 인재를 데려오기 위한 다다시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취업사이트를 운영하는 일본회사 마나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일본에서 경력직으로 이직한 사람의 이직 첫 해 연봉은 평균 453만엔이었고, 패스트리리테일링 같은 의류 업종 평균은 이보다 낮은 406만엔으로 나타났다.
다다시 회장은 "대기업 출신이나 컨설턴트가 아닌 사람 즉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거나 사업을 백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고 있다"며 "나보다 우수한 천재적인 사람을 데려오고 싶고 그런 인재가 있으면 100명, 200명이라도 채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패스트리테일링 전체 직원은 지난해 8월 말 기준 약 5만6000명이고 이 가운데 유니클로 매장 직원을 제외하면 본사 직원은 1600여명 수준이다. 본사 직원의 평균 연봉은 960만엔 수준이다.
서울 종로구 유니클로 매장 [사진=뉴스핌] |
◆ 주 4일 근무제 도입하는 파나소닉
일본의 전통적 대기업인 파나소닉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 미국, 캐나다, 영국, 스페인 등 기업들은 주 4일 근무제를 실험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파나소닉도 이런 글로벌 트렌드에 몸을 던진 것이다.
지난해 가을에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볼트(Bolt)와 같은 회사는 실리콘 밸리에 있는 이커머스회사인 반면 전통적 제조업체이라는 면에서 파나소닉의 이같은 움직임은 파격으로 평가된다..
지난 7일 파니소닉의 구스미 유키 사장은 "일주일에 4일만 근무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공식화했다. 유키 사장은 "4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각 계열 부문의 노조와 협의해 4일 근무제를 선택한 직원들에 대한 급여 체계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4월부터 회사명을 '파나소닉홀딩스'로 바꾸고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파나소닉은 전자부품과 자동차용 배터리 등 8개 사업 부문을 운영한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추구하는 직원들의 웰빙을 보장하고 부업 활동이나 학위 취득, 봉사 활동 등을 장려해 일하기 좋은 직장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주 4일 근무제의 도입 취지라고 파나소닉 측은 설명했다.
파나소닉 등 글로벌 추세에 동참하는 일본 기업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0년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한 기업은 전체의 8.3%에 지나지 않지만 2016년에 비해서는 2.5%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규모별로 보면 직원 수가 1000명 이상 대기업은 8.8%, 300~999명인 중견기업은 10.6%, 100~299명의 중소기업은 9.2%, 30~99명인 소기업은 7.8%였다.
지난해 7월 확정한 경제재정운영 기본방침에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장려한다고 명시하는 등 일본 정부도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주 4일 근무제를 제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나소닉 로고 [사진=파나소닉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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