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QR코드 또는 안심콜이나 출입명부 작성 부탁드립니다."
면적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이 해제된 첫날인 18일 서울 구로구 한 백화점 입구는 오전 10시40분쯤부터 북적였다.
QR코드 단말기와 안심콜 번호가 적혀 있는 입구 앞에는 검은색 롱패딩을 입고 털장갑을 낀 직원이 서 있었다. 그는 약 10초 간격으로 들어오는 손님들마다 일일이 "출입기록을 남겨 달라"고 안내했다.
안내 직원 강모(25) 씨는 "지금까지 백신 안 맞으신 손님들은 돌려보냈다"며 "그럴 때마다 마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오늘부터는 안심콜이나 출입명부만 작성하면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 손님 중 백신 미접종자가 10~20% 정도 였다"고 덧붙였다.
최근 법원의 가처분 인용 판결 등에 따라 정부는 18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서점·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등 시설 방역패스 적용 해제했다.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방역패스 적용이 해제되는 시설은 독서실·스터디카페, 백화점과 대형마트, 도서관과 박물관·미술관·과학관, 영화관·공연장 등 6종이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18일 서울 구로구 한 백화점 입구. 손님들이 백화점에 입장하기 위해 QR코드 출입인증을 하고 있다. 2022.01.18 parksj@newspim.com |
방역패스가 일부 해제되면서 대다수 시민들은 환영한다는 분위기였지만 식당과 카페 등 방역패스 유지 시설에 관해서는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백화점을 찾은 이현숙(57) 씨는 "백신 안 맞았다고 아무것도 못하게 해 너무 화났다"며 "지금이라도 방역패스 해제돼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피해본 거 보상받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딸도 면역질환이 있어 백신을 안 맞았다"며 "우리 같은 사람은 돌아다니지도 못하게 하니까 기가 막힌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백신 미접종자 최모(28) 씨도 "방역패스 조금이라도 풀려서 다행"이라며 "기쁜 마음도 있긴 한데 식당이랑 카페 같은 곳이 해제되지 않은 건 아쉽다"고 말했다.
최씨는 "백신 미접종자도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최소한 세 명까지는 모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이런 걸로 강제로 백신 맞게 할 게 아니라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백신 맞을 수 있게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화점, 대형마트는 방역패스가 해제됐지만 내부에 있는 푸드코트 등 식당은 방역패스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 때문에 백화점 내부 식당에서 식사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QR코드 등을 이용해 인증해야 한다. 그러나 푸드코트에는 수십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백신 미접종자로 인한 혼란 없이 차분한 분위기였다.
낮 12시가 되자 손님들은 식당가로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한식 코너에서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려 하자 직원은 "QR코드 한 번 더 찍어 달라"고 말했다.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단말기에 QR코드 인증하고 자리에 앉았다. 푸드코트의 한 직원은 "백신 접종하지 않더라도 혼자는 앉을 수 있어 테이블 거리를 두고 식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행정법원에 보건복지부장관, 질병관리청장,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방역패스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법원은 방역패스 처분 집행정지를 일부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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