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 의사록서 조기 긴축 신호 확인…
나스닥 등 美 증시도 크게 떨어져,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코스닥지수가 3% 가까이 떨어지며 1000선을 다시 내줬다. 미국 증시에서 조기 긴축 우려에 기술주가 타격을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가 11거래일 만에 1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32포인트, 2.9% 하락한 980.30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1000선을 하회(종가 기준)한 것은 새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달 21일(996.60)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58억 원, 2456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개인은 3863억 원 순매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내렸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그리고 컴투그가 각각 7.15%, 14.2%, 11.8%, 10.5% 떨어지는 등 게임주가 특히 많이 빠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3.8%), 셀트리온제약(-5.2%), 에스티팜(-5.5%) 등의 제약·바이오 주와 스튜디오드래곤(-5.5%), 아프리카TV(-6.5%), JYP Ent.(-4.5%), 에스엠(-7.1%) 등 엔터·미디어·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비교적 큰 낙폭을 보였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한층 강화되면서 지난밤 뉴욕증시가 하락했다"며 "당일 공개된 12월 FOMC 의사록에선 조기에 금리 인상을 결정해야 함은 물론,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 또한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로 인해 시장 금리는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고, 이에 취약한 기술·성장주 유형들은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6일 코스닥지수가 11거래일 만에 1000선을 하회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표시된 코스닥지수. [사진=김민지 인턴기자] |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지난 5일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긴축 가능성이 일면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내리막을 걸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감안할 때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된 때문이다.
다우지수가 전장 대비 1.07% 내리며 올 들어 처음으로 하락 마감한 것을 비롯해 S&P500지수는 1.94%, 나스닥지수는 3.34% 급락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3% 넘게 떨어진 것이 코스닥지수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체로 금리 상승기에는 이른바 기술·성장주보다는 가치주 투자가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 통제를 위해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강화했으나,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 및 양적긴축(QT)을 통해 경기 둔화 및 증시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33.44포인트(1.1%) 내리며 2920.53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0.7%, 0.4% 하락했고, NAVER(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4.7%, 5.2% 밀려났다.
서정훈 연구원은 "미국 대형 기술주와 달리 국내 대형주의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현저히 낮다"면서 "이를 감안한다면 국내 지수의 하방 위험은 상대적으로 더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