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지역 다음주 집하 안하기로…"업무 개선 필요"
구정 이후 협회 차원 진행 추진…선불비 인상 등 협의
"온라인 결제 등 전환 가능"…한진 "신중히 검토"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한진택배 대리점들이 착불에 대한 업무부담이 크다며 집하를 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배송비를 직접 받아야 하는 등 택배기사와 대리점들의 업무가 과중되는 착불을 없애자는 취지다.
한진을 시작으로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다른 대리점과 택배기사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목표로, 다음주부터 일부 지역이 시작한 뒤 절차를 밟아 한진대리점협회 소속 500여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시내의 한 택배물류센터 모습. 2021.01.29 mironj19@newspim.com |
◆ 다음주 고창 등 일부지역 시범적으로 착불상품 집하 안하기로…"택배비 수금 등 업무부담 막중"
6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한진택배대리점협회는 착불택배를 집하하지 않는 단체행동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 협회 집행부 차원에서 의제를 선정해 논의했고 500여개 소속 대리점의 의견을 물어 진행할 예정이다. 전라북도 고창 등 일부 대리점이 다음주부터 시범적으로 착불상품 집하를 하지 않는다. 전체 협회 차원의 진행은 내달 이후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해당지역에서 다른지역으로 보내는 택배를 처리하지 않는 방식이다. 다만 대리점 관할지역이 도착지인 택배는 배송한다. 착불 상품을 선불로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화주가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배송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진 본사 차원에서 계약을 맺은 쿠팡, 농협 등 대규모 화주사는 물론 소상공인 등 소형 화주와 개인 택배 역시 집하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쿠팡과 농협 등의 반품상품도 집하 거부물량에 포함된다.
대리점들이 착불 집하를 거부하기로 한 이유는 업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택배 수령인이 배송비를 지불하는 착불은 택배기사가 택배비를 직접 받는 방식이다. 문제는 비대면 배송이 일상화하면서 택배비 청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대리점들의 설명이다. 고객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배송비 지불을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협회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전체 택배 물량의 약 2%가 착불 물량이다. 연간 6800만개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택배비 지급을 미루거나 안주는 경우도 약 10%에 달하는 것으로 협회는 보고 있다.
대리점협회 관계자는 "착불상품을 배송하면 다음날까지 대리점에 정산하게 돼 있는데 택배비를 바로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리점과 택배기사 모두 부담이 크다"며 "전화를 80번 해서 택배비를 받은 택배기사가 있을 정도로 착불 업무 과중이 심각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 착불비 높게 책정하는 방안 등 본사와 협의 방침…한진 "신중한 검토 필요"
협회는 모든 대리점이 착불상품을 받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착불을 이용하는 화주가 이를 받아들일 지인데, 온라인 결제 등이 보편화된 만큼 선불 전환 등 개선이 가능하다고 대리점 측은 보고 있다. 착불 유지가 불가피할 경우 일반요금보다 높게 책정해 수금을 책임지는 대리점과 택배기사에게 지급하는 방안도 본사와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협회는 본사와 대리점의 계약상 착불상품을 받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고 보고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착불에 대한 전체 회원의 입장 등을 확인하는 작업과 본사와 협의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우선 착불상품 배송 중지를 진행해보면 그에 따른 부작용 혹은 더 좋은 방안 등을 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리점과 택배기사들의 부담이 줄어들되 수익 감소 등 피해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사는 착불 서비스 중단 등 대리점의 요구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진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불편을 겪을 수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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