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소 4명·스페인 1명 확인
이스라엘 최초 아냐..."美 확진자 0.4% 이중감염"
"사망 위험 2배 가능성"...추가 연구 필요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스라엘에서 계절성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중감염인 '플루로나'(Flurona)가 확인된 이래 브라질과 스페인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했다.
미국 뉴욕 브롱스의 한 병원 앞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 서있다. 2022.01.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포데르(Poder)360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주에서 16세 소년이 코로나19와 독감 검사에서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소년은 독감 증세를 보여 두 가지 검사를 모두 했는데 둘 다 양성으로 판정됐다. 가족들 말에 따르면 소년은 코로나19와 독감 예방 접종을 모두 받은 상태였다.
앞서 세아라주 당국은 1세 영아 2명과 50대 남성 1명이 이중감염됐다고 밝혔다. 영아들은 입원했다가 퇴원 조치됐으며, 50대 남성은 자가격리 중이다.
이로써 브라질에서 확인된 플루로나 사례는 최소 4건이다.
중국 관영 CGTN에 따르면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역에서도 플로리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루로나' 공식 보고가 처음 나온 곳은 이스라엘 베이린슨병원이다. 임신부에게서 코로나19와 독감 모두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인데, 증상은 경미해 퇴원조치 됐지만 이스라엘 보건부는 플루로나가 중증 감염 위험이 더 큰 지 여부를 연구 중이다.
◆ '플루로나' 이미 우리 일상에..."사망 위험 2배" 연구도
플루로나 감염을 공식 발표한 것은 이스라엘이 처음이지만 두 개의 다른 호흡기 질환에 감염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두 개의 다른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지역사회에서는 동시 감염이 가능하다. 코로나19와 독감 증세가 비슷해 코로나19 검사만 하는 경우가 많다.
미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의 아메시 아달자 박사는 "지난해의 경우 독감이 크게 유행하지 않았지만 올 겨울은 확산하고 있어 눈에 띄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애틀랜틱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2월 미국 뉴욕시 퀸즈 거주의 한 남성이 동시 감염한 사례가 있었다.
WHO는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보고들이 있다며 미국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의 0.4%, 아시아에서는 이보다 높은 4.5%가 이중감염으로 추산된다고 보고 있다.
플루로나와 코로나 감염자의 사망률을 비교 분석한 영국 보건 당국의 연구도 있다. 지난해 9월 23일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행된 영국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의 연구에 따르면 그 해 1월 20일부터 4월 25일까지 코로나19와 독감 검사를 받은 2만명을 추적한 결과 이중 58명이 이중감염자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치료실에서 근무하는 프랑스 의료진이 환자의 손을 잡고 있다. 2021.12.15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중감염자는 코로나 감염자보다 사망률이 2.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플루로나 감염자 중 43.1%(25명)가 사망했으며, 이중 80%(20명)가 70세 이상 고령자였다. 플루로나 감염자의 사망 위험은 비감염자 대비 5.92배나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중감염 자체가 흔하지는 않다면서도 면역 저하자나 고령자가 감염됐을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로나19와 독감 모두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베이리슨 병원의 아논 비즈니처 산부인과 과장은 "두 질환 모두 코·입에서 후두까지 상부 호흡기에 감염을 일으켜 숨쉬기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같은 병"이라고 설명했다.
◆ 증세 구분 어렵고 치료 까다로워
'플루로나'는 증세를 구분하기 어렵다. 두통과 고열, 기침 등 증상은 최근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에도 해당된다.
브라질 쿠리티바 생명유전학 연구소의 살모 라스킨 소장은 코로나19와 독감 이중감염이 더 나쁜 증세로 이어지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면서도 "비교 연구와 역학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검사해야 하는데, 연구실과 의료인력 역량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의 토마스 루소 전염병학 교수는 '플루로나' 치료법이 따로 없다고 말한다.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증상 발현 48시간 이내에 복용하고, 화이자나 머크의 경구용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겠지만 의사조차도 검사없이는 플루로나 여부를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