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AI 컨시어지 도입…CES 참가
AI가 '투자상품 완전판매' 지원도
우리銀, '초거대 AI 상용화' 선언
지점 통폐합‧희망퇴직은 '역대 최대'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줄어드는 은행 지점과 은행원을 대신해 인공지능(AI)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업무뿐만 아니라 투자상품 판매까지 고도화 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에 자리잡으면서 은행의 AI 활용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AI 개발‧활용을 위해 여러 기업, 대학 등과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최근 신한은행은 AI 기술을 활용한 업무안내 서비스기기 'AI 컨시어지'를 서울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에 도입했다. AI 컨시어지는 기존 순번발행기와 달리 얼굴 인식, 열화상 카메라, 음성인식 마이크 등 기술을 활용해 고객을 맞이하고 안내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환율, 날씨, 미세먼지 등 다양한 생활정보도 함께 전달한다. 또한 화상상담 창구인 디지털 데스크에서 계좌이체, 증명서 발급 등 금융거래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내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소비자가전쇼) 2022'에 참가해 'AI 은행원'을 활용한 혁신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시연하고 홍보할 예정이다. 국내 은행으로는 첫 CES 참가다.
또 AI가 투자상품(비예금상품)의 완전판매를 지원하는 'AI 활용 완전판매 프로세스'도 도입했다. 투자상품 판매 시 AI가 소비자의 답변을 인식하고, 실시간으로 상담 내역을 분석한다. 태블릿에서 서명을 인식하는 검증 기술과 자막 기술도 AI로 구현해 판매과정의 불완전판매 요소를 분석해 완전판매를 돕는다.
우리은행은 LG AI 연구원과 '초거대 AI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데이터와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활용한 차세대 AI로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추론하고 창작의 영역까지 AI의 활용성을 끌어올려 인간과 AI가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우리은행은 이 기술을 접목시켜 AI은행원이 수행하는 대고객 업무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딥러닝 기반 영상합성 기술 스타트업인 라이언 로켓과 AI은행원 개발에 나섰고 5월부터 상용화 한 바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이를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앞서 올 초 KB국민은행은 서울 여의도 신관에 AI체험존을 열고 AI은행원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 테스트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의 AI은행원은 스마트 ATM기에 탑재돼 예·적금 가입, 통장개설, 청약, 대출 등 기본적인 은행업무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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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신개념 업무 안내 서비스 기기인 'AI 컨시어지'를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에 도입한다. (사진=신한은행) |
AI 서비스를 확대하는 반면 은행들은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지점을 통폐합 하는가 하면 공개 채용은 줄이고, 희망퇴직은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크게 늘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희망퇴직자 규모는 2000명대를 넘어섰다. 내년 초까지 이뤄지는 희망퇴직을 합산하면 5000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은행 희망퇴직은 2019년 1700명대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달리 채용은 위축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5대 은행 공개채용 인원은 올해 1000여명 남짓할 것으로 추산됐다. 2018년 2945명, 2019년 2033명, 지난해 1038명에서 계속 줄었다. 채용 부문은 대부분 디지털·IT로 기존의 뱅커인력은 뽑지 않거나 수시채용으로 발탁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올해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점포는 2015년 7281개에서 올 상반기까지 1000여개가 사라진 6326개로 집계됐다. 하반기 143개가 추가로 줄 계획이다. 특히 업계에서 채용·인력 규모가 가장 큰 시중은행의 점포가 4314개에서 3380개로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은행의 디지털화가 한층 더 빨라졌다"며 "AI 도입 등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지만 그 과정에서 지점 통폐합, 채용 축소 등은 보다 완만하게 이뤄져야 부작용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