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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복철 NST 이사장 "출연연 5만명 인력 돼야 과학기술 저수지 가능"

기사입력 : 2021년12월17일 09:00

최종수정 : 2021년12월17일 09:00

민간기업 연구소 인재 유출 심각…인력충원 절실
'게임체인져' 핵심전략기술 확보해 경쟁력 높여야
구성원의 국가관·경영관·조직신뢰 재정립 팔걷어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현재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2만3000여명의 인력을 관할하나 5만명 정도까지 돼야 과학기술의 저수지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앞으로의 게임체인저라고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쌓아나갈 수 있을 겁니다."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지난 1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현주소를 그대로 꼬집었다. 단호하고 거침이 없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민간기업 연구소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LG는 3만명, 삼성은 10만명+α 수준의 우수한 연구인력을 이미 흡수해갔다는 게 김복철 이사장의 얘기다. 그만큼 출연연의 갈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양자기술, 인공지능, 5G, 블록체인 등 관문기술로 일컫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길이야 말로 대한민국 과학기술계가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과학기술을 확보하는 게 출연연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세종=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이 지난 1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연구 관련 정책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1.12.16 mironj19@newspim.com

지난 7월 26일 취임한 후 숨가쁘게 한 김 이사장이 꺼내든 키워드는 바로 'NST2.0'이다. 그 이면에는 융합연구가 자리잡고 있다. 2018년까지 NST 정책본부장을 역임한 뒤 3년여만에 NST로 되돌아온 그는 "지금부터는 미래지향적 융합혁신생태계 구축을 통해 출연연 연구를 융합연구중심으로 대전환하고자 한다"며 "융합연구트랙을 신설하고 연구회 지원금을 연 40~50억원 규모로 확대해 최대 9년간 연구를 지원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에 따라 출연연이 국가기술전략센터가 돼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게 됐다"며 "이같은 변화 속에서 연구자들이 실패를 회피하지 않고 도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연구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탑다운(Top-Down) 관점에서 정부의 과학기술정책방향과 맞물려 핵융합에너지, 항공·우주와 같은 잠재력과 파급력이 큰 국가 전략기술 개발에 집중해 '국가 연구·개발(R&D)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출연연이 해야 한다는 게 김 이사장의 생각이다. 이와 함께 그는 "바텀업(Bottom-up) 차원에서는 국가·사회적 현안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과학기술 저수지'로서의 역할을 병행해 나가는 게 출연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내년 정부 R&D 예산이 전년대비 8.7% 증가한 29조7755억원인 것과 비교해 출연연 예산은 정부 R&D 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는 3.0% 수준이긴 하다"면서도 "예산이 적어서 전략기술을 내놓지 못한다는 변명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실제 필요한 기술을 만들어내는 데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99.5%의 R&D 성공률을 보여주지만 기업 이전이 제대로 되지 않는 출연연의 현 상태를 두고 그는 '코리안 패러독스'라고 지적했다. 예산 탓만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이같은 원인을 비합리적인 연구 환경에서 찾았다. 연구자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몰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게 김 이사장의 철학이다. 

그는 "추진하고 있는 감사일원화를 통해 예방 중심의 감사로 방향을 전환, 감사로 인해 연구 활동에 위축되지 않고 도전적으로 연구하는 연구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또 출연연에 재량근로제를 확대시켜 연구자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이 지난 1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연구 관련 정책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1.12.16 mironj19@newspim.com

김 이사장은 "출연연이 기타 공공기관 중 연구개발목적기관으로 분류는 됐으나 연구기관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비현실적이라는 비난을 낳고 있다"며 "한 예로 블라인드 채용의 경우,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연구개발목적기관 본연의 설립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NST 구성원의 변화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 이사장은 2개월에 한 번 정도로 직원들에게 책을 추천하고 있다.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하워드 베하의 '사람들은 왜 스타벅스로 가는가' 등의 도서를 건넨 바 있다. 다음으로 그가 추천할 도서는 에이미 에드먼슨의 '두려움없는 조직'이다. 김 이사장은 "직원들이 올바른 국가관과 경영 정신, 조직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추천했다"고 귀띔했다.

김복철 이사장은 "NST와 출연연 앞에는 무수한 과제가 쌓여있고 이제는 선진국을 추격하기 위한 단기성과 중심의 R&D에서 탈피, 탈추격의 선도형 R&D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의 R&D 투자, 환경, 문화, 제도 등의 개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7월 말 취임이후 소회를 말해달라

▲NST로 돌아와보니 예전 추진한 일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었다. 2014년 출범 이후 지난 7년간 활동을 돌아보고 아쉬운 부분을 보완한 뒤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 'NST2.0'을 추진하고자 한다. 

-융합연구는 어떤 식으로 전개해나갈 것인가

▲출범 이후 NST는 연간 900억원 내외의 예산을 투입해 다방면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융합연구를 운영해왔다. 이제부터는 미래지향적 융합혁신생태계 구축을 통해 출연연 연구를 융합연구중심으로 대전환할 것이다. 새로운 융합연구트랙(신사업모델)을 신설하고 연구회 지원금을 연 40~50억원 규모로 해 최대 9년(3+3+3, 3단계)간 지원하는 방식으로 구상중이다. 

-현재 출연연 연구인력 규모와 현주소는 어떻게 보나

▲그동안 민간기업에서 연구소를 끊임없이 설립하면서 과학 인재를 흡수해갔다. LG만 하더라도 마곡지구에 3만명의 연구인력을 갖췄고 삼성은 알려진 것만 10만명에 그 이상의 규모로 인재를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수한 인재가 민간기업으로 빠져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출연연 연구인력 역시 최소 5만명 정도는 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세종=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이 지난 1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연구 관련 정책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1.12.16 mironj19@newspim.com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출연연의 비전은

▲전략기술의 기정학적 편재로 글로벌 밸류 체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임무중심형 혁신프로그램의 실행체제가 정부 차원에서 구축돼야 한다. 특히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원천기술을 개발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는 양자기술, 인공지능, 5G, 블록체인 등 관문기술을 확보하는 개념으로, 최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해 국회에서 통과된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을 통해 출연연이 전략기술센터 역할을 해야 한다. 

-좀더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면

▲탑다운 관점에서는 정부의 과학기술정책방향과 연계, 핵융합에너지, 항공·우주와 같은 잠재력과 파급력이 큰 국가 전략기술 개발에 집중해 '국가 R&D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바텀업 측면에서는 준비돼 있어야 할 기술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도전적 연구를 수행해 국가·사회적 현안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과학기술 저수지'로서 역할을 병행해 나갈 것이다.

-내년 R&D 예산이 늘어나긴 했다. NST와 출연연 차원에서는 어떤가

▲연구회 및 소관연구기관의 내년 예산은 전년 대비 648억원(3.0%) 증액된 2조2577억원에 달한다. 소부장, 감염병, 탄소중립 등 국가·사회적 긴급현안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현안 대응 R&D 중심으로 에산이 증액돼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내년 정부 R&D 예산은 전년대비 8.7% 증가된 29조7755억원으로 출연연 예산은 정부 R&D 증가율에 크게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예산 탓만 할 수는 없다. 현실을 보면 99.5%의 R&D 성공률을 보여주지만 기업 이전이 제대로 되지 않는 출연연의 현 상태를 두고 '코리안 패러독스'라는 말이 나온다. 이같은 원인은 연구 환경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자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몰입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미래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상당하다. 미래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급격한 기술환경 변화로 미래예측이 어렵게 됐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뉴노멀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각 분야 전문가가 모여 미래사회상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상황별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국가중장기아젠더위원회에서는 '성장사회에서 성숙사회로 전환'이라는 비전을 담은 미래비전2037 보고서를 확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미래비전과 다양한 중장기 아젠더를 달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과학기술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미래를 개척하는 핵심동력이 되는 기술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육성해 나갈 것이다.

-내년부터 출연연의 감사일원화는 어떻게 진행되나

▲출연연 연구자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몰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감사일원화의 핵심이자 목적이다. 이를 위해 예방 중심의 감사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보다 일관되고 출연연의 특성을 반영한 선진화된 감사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기관별 감사 기능을 연구회로 이관해 감사의 기준과 방법을 일원화하고 기관 자체감사 활동의 독립성과 견문성을 강화하고자 한다.

-출연연의 기타 공공기관 가운데 연구목적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현재 어떤 점이 아쉽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 및 하위 지침 정비를 통해 연구개발목적기관의 성격 및 업무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으나 당초 기대에 비해 연구현장에서의 체감도는 다소 부족하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 개정을 통해 기재부 주도의 기능조정 및 혁신, 고객만족도 조사, 블라인드 채용, 비정규직 관리 등에 있어 연구기관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기재부의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은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지침으로 보수·인사 등 기관운영 전반적인 사항은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규율하고 있어 연구기관의 자율성 및 독립성 보장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연구개발목적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침을 제정토록 하는 법률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논의는 부진한 상태다.

[세종=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이 지난 1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과학기술연구 관련 정책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1.12.16 mironj19@newspim.com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연구개발목적기관 본연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포함해 보다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현장 의견청취와 효과적인 제도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출연연에 대한 기관평가는 2013년에 발표된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개선 종합대책'에 따라 기관별로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며, 목표 대비 실적 평가를 원칙으로 하는 맞춤형 평가 방식으로 전환됐다. 2019년에는 연구사업평가 주기를 기존 3년에서 6년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개편된 제도에 따른 연구사업평가는 오는 2024년에 실시된다. 성과의 질적 우수성뿐만 아니라 연구결과의 영향력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평가결과와 기본사업 예산 조정을 연계, 출연연의 연구사업 수행에 대한 책임성을 높일 예정이다.

-여전히 노벨과학상 수상은 멀기만 하다. 그래도 묘안이 있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기술을 빠르게 추격하기 위한 단기성과 중심의 R&D체계에서 탈추격의 선도형 R&D 체계로 전환하고 있는 과도기에 들어서있다. 기초·원천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예산, 인력 등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반면 타 선진국과 비교해 투자기간이 짧고 축적된 역량의 차이가 존재한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꾸준한 연구를 통한 성과를 인정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초·원천연구의 성과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의 R&D투자, 환경, 문화, 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출연연은 그간의 단기성과 위주의 연구문화와 평가체계를 지양하고, 기술적 진보와 연구수행과정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반영할 수 있는 체계 및 문화의 점진적 확대를 통해 기초·원천연구에 대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고 국가적 염원 달성에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출연연에 재량근로제를 확대시켜 연구자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직원들에게 책을 추천한다고 들었다. 어떤 책들인가. 의미는 무엇인가

▲2개월에 한 권 정도를 추천하려고 한다. 이미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 하워드 베하의 '사람들은 왜 스타벅스로 가는가'라는 도서를 직원들에게 건넸다. 사실 출연연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직원들 역시 자신만의 국가관이 제대로 성립돼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직원들이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했다. 이후 두번째로 '사람들은 왜 스타벅스로 가는가'라는 책은 추천했다.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회장은 스타벅스 비즈니스를 '커피를 서빙하는 사업이 아니라 커피를 서빙하는 사람 사업에 종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고객중심경영보다는 직원중심경영에 다함께 힘을 쓰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다음으로 추천할 도서로는 에이미 에드먼슨의 '두려움없는 조직'이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한 안정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을 지 다함께 고민하자는 차원이다. 이를 통해 조직에 대한 신뢰를 가져주길 바란다.

◇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프로필

-1959년 출생
-경기고,연세대 지질과학 학사·석사·박사 학위 취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포스닥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방문교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장·한국석유지질퇴적학회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대덕연구개발특구기관장협의회장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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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콕 집은 트럼프...축산농 반발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다음 달 1일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 부과를 앞둔 상황에서 한미 간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철폐를 강하게 요구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측의 압박으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 등 농축산물 비관세장벽 카드를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다만 농민단체의 반발과 국민 신뢰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2의 광우병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 美,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압박…韓, 농산물 카드 검토 28일 정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개방했다는 점을 연일 언급하며 한국에도 같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호주가 미국산 소고기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며 "이제 우리는 호주에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팔 것"이라고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7.25 mj72284@newspim.com 이어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도 (개방) 요구를 받은 상태"라며 "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자. 지금은 미국의 황금기"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고기 개방을 거부하는 국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관세협상을 앞둔 한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 또한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20년간 비과학적인 무역 장벽 때문에 우리 소고기가 호주 소비자들에게 판매되지 못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 농축산업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며 "USTR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타파하고 미국 국민이 주요 시장에 배제되지 않도록 미국의 무역 파트너들과 계속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협상을 진행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연일 30개월 이상 소고기 개방을 압박하면서, 한국도 소고기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5일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협상 품목 아래 농산물도 포함돼 있다"며 "농업이나 디지털 분야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간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정부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농업분야 보호를 우선으로 두고,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개방 등 비관세 장벽을 해소할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한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진열대 모습 <뉴스핌 DB> 그러나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가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일정 사유로 전날 취소되면서 미국이 한국의 협상 태도에 불편을 느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미국은 우리나라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되며,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쌀 시장 추가 개방 ▲유전자변형(LMO) 감자·사과 검역 완화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 농민단체 "관세협상에 농업 희생양 삼지 말아야"…대정부 투쟁 돌입 정부로서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우선 한국은 현재도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이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22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액(38억4700만달러) 대비 57.4%를 차지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지난 2004년 1억300만달러에서 2012년 5억2200만달러, 2016년 10억3500만달러로 20억달러를 넘기다 2022년에는 26억24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의 연평균 증가율은 17.5%다.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우리나라는 이른바 '광우병 파동' 이후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고, 우리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까지 수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당시 이명박 정부 지지율은 취임 2개월 만에 20%대로 폭락했고, 결국 정부는 미국과 소고기 협상을 일부 재협상했다. 다시 말해 현재 국내 소비자들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섭취에 대해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기반에 깔려 있다. 또 우리나라 연간 쌀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은 40만8700톤으로, 미국 물량이 이중 13만2304톤(32%)을 차지한다. 쌀 개방은 WTO 규약에 묶여 있기 때문에 한미 양자 간 협상체계가 불가능하다. 다만 미국이 소고기 등 농산물 개방을 미루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는 점을 연일 강조하면서 국익 측면에서 조선·철강·반도체 등 산업을 보호하고 농산물을 희생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농민단체는 정부의 기류에 대거 반발하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농민의길 등 농축산업 단체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선다. 이들 단체는 "미국산 농축산물은 이미 한미 FTA로 전면개방을 한 마당에 관세 추가 인하 및 비관세장벽까지 철폐된다면 농민 생존권 말살과 함께 국내 농업생산 기반 붕괴는 시간문제일 것"이라며 강하게 규탄한다. 이어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연령 제한과 사과에 대한 식물검역은 국내법과 WTO 등 국제협정 등에 따른 정당한 조치이며, 국민건강과 직결된 것으로 절대 포기해선 안 되는 문제"라며 "농축산물을 협상대상에서 제외해 식량주권과 국민건강권을 반드시 사수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한미 관세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요구가 묵살될 경우 대대적인 추가 농민항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쌀값정상화법 공포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4.03 leehs@newspim.com plum@newspim.com 2025-07-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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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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