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약세 이어가
"ECB, 2023년·2024년 물가 상승률 목표치 하회 전망"
고용지표 호조에 파운드화는 상승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달러화 가치가 14일(현지시간) 대체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을 하루 앞둔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전보다 매파적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달러화를 지지했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35분 기준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0.26% 오른 96.57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강세를 이어갔다. 연준이 내일(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유럽중앙은행(ECB)에 비해 매파적인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는 게 이 같은 흐름에 반영됐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0.25% 내린 1.1258달러를 나타냈다.
연준은 현재 월 150억 달러인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규모를 300억 달러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 가속을 기정사실로 한 시장에서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예측이 담긴 점도표에 시선이 고정돼 있다. 지난 9월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연준 위원 18명 중 9명이 내년 금리 인상을 점쳤지만, 15일 공개되는 점도표에서는 대다수 위원이 내년 긴축을 전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일부에서는 이미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철회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대보다 더 매파적으로 돌변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날 발표된 물가 지표도 가파른 연준의 긴축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미 노동부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9.6% 급등해 통계 작성이 개시된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라일리 수석 투자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미 달러화 약세를 점치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판단했다.
미디오래넘 인터내셔널 펀드의 찰스 디벨 이자율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연준의 행보를 감안해 상당한 달러 매수 포지션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ECB가 16일 공개할 경제 전망에서 2023년과 2024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율이 ECB의 목표치인 2%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ECB가 내년 인플레이션율 예상치를 9월 2.2%보다 소폭 상향 조정됐지만 이후 둔화할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따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시장 일부의 기준금리 인상 주장에 반대 의견을 견지해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 파운드화/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09% 오른 1.322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영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고용이 이뤄졌다는 소식은 파운드화를 강하게 했다.
호주 달러와 캐나다 달러 등 원자재에 민감한 통화들은 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 경제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로 호주 달러/미 달러 환율은 0.34% 내린 0.7107달러, 달러/캐나다 달러 환율은 0.37% 오른 1.2855캐나다 달러를 나타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