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 국회 본회의 통과…경찰청 12조2852억원
성폭력피해자 진술 분석·사이버포렌식 수사 지원 증액
여성 대상 강력사건 대응 강화…시·도자치경찰위 130억 지원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아동학대와 여성·청소년 보호 예산, 사이버수 수사 관련 예산이 증액된 내년도 경찰 예산이 약 12조3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아동학대 사건과 스토킹 등 여성 대상 범죄,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사기 급증으로 치안이 불안해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도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국회에서 확정한 내년 경찰청 예산은 12조2852억원이다. 정부가 마련한 예산은 12조1928억원이었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사업 예산 증액, 삭감을 거쳐 순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여성과 아동,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 보호 예산이 늘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인 '정인이 사망 사건'과 올해 서울 노원구에서 발생한 '김태현 세모녀 살인 사건',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 전자발찌 훼손 살인 사건', 서울 중구에서 발생한 '서울 신변보호 여성 살인 사건' 등 주요 강력 범죄 피해자가 여성 등 사회적 약자였기 때문이다.
형사·교통·여성청소년범죄 수사 역량 강화 예산은 정부안 244억1100만원에서 2억9400만원 증액됐다. 경찰 은 이 예산을 성폭력 피해자 진술분석 전문가 참여 등에 쓸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가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병찬이 29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1.11.29 kilroy023@newspim.com |
여성·청소년을 보호하며 교통 등 지역 치안을 책임지는 자치경찰 관련 예산도 늘었다. 자치경찰을 사실상 지휘·감독하는 시·도자치경찰운영위원회 운영비로 130억원이 책정됐다.
당초 이 예산은 기획재정부 반대로 정부안에 담기지 않았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신규 배정됐다. 다만 이 예산은 오는 2023년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국회는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운영 등 비용 일부를 2년 간 한시 지원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사이버수사 관련 예산도 증액됐다.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제2의 'n번방' 사건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포렌식 수사 지원 활동 등 사이버수사역량강화 예산은 당초 75억2600만원이었으나 7억3900만원 증액됐다. 디지털포렌식 관련 장비 보강 등 사이버수사시템구축 예산도 6억2500만원 증액됐다.
차세대 과학수사 플랫폼 구축 예산은 당초 3억2600만원이 배정됐으나 국회에서 20억7300만원이나 늘려줬다.
경찰 내년 예산은 ▲사회적 약자 및 범죄 피해자 인권 보호 ▲수사권 조정 안착을 위한 수사 인프라 구축 및 수사·현장 대응 역량 강화 ▲장비·시설 등 치안 인프라 구축에 맞춰져 있다. 경찰청은 확정된 예산을 기획재정부로부터 전달받아 경찰청장 보고 등 내부 과정을 밟은 후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년 경찰 세부 예산은 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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