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트래픽 "北 유조선 새별호, 중국 근해 운항 포착"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 선박들의 공해상 선박 간 환적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최근 늘고 있으며 각국의 감시 활동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3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지도에 과거 불법 선박 간 환적에 연루됐던 북한 유조선 '새별'호가 포착됐다.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지난 2019년 9월 서해상에서 커리저스호(옛 이름 시프리마)와 새별호 환적 모습. 2021.11.30 [사진=미 법무부/VOA] |
지난 23일 중국 산둥성 스다오 항에서 동쪽으로 약 30km 지점에서 선박의 위치가 잠깐 포착된 건데, 하지만 이 위치를 송신하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가 꺼지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지도상에서도 사라졌다.
위치 정보가 잠깐 드러났을 뿐 출발지와 목적지, 운항 목적 등은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새별호가 과거 여러 차례 불법 활동에 관여한 전적이 있던 선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 선박인 새별호는 사실상 운항이 전면 금지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새별호가 지난 2019년 2월과 9월, 11월 등에 중국 동중국해 타이완 인근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환적 행위를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 외무성은 같은 해 3월 새별호와 다른 선박이 맞댄 상태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미국 검찰은 올해 4월 싱가포르 국적자 소유 선박 커리저스호에 대한 몰수 소송을 제기할 당시 이 선박이 2019년 9월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새별호에 2871t에 달하는 휘발유를 넘겼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 환적 행위가 포착되지 않았던 새별호가 이번에 다시 중국 근해를 운항하는 장면이 확인되면서 관련 행위가 다시 재개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북한이 선박 간 환적 등을 통해 건네 받은 유류가 하역되는 남포의 항구에서도 연일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남포의 해상 유류 하역시설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11월 한 달 동안 최소 10척의 대형 유조선이 드나든 흔적이 확인된다.
실제로 가장 최근인 지난 28일과 27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약 70m 길이의 유조선이 해당 지점에 떠 있는 상태이다. 이 유조선이 정박한 시설은 바다 아래 내륙으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유류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은 유조선들을 찾아보기 힘들었었다.
이와는 별도로 최근 북한이 기존 유류 탱크 밀집 시설에서 약 700m 떨어진 곳에 건설한 유류 하역 부두에도 16~27일까지 약 열흘 동안 6척의 유조선 정박이 확인됐다.
북한은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가 유류 수입에 제한을 둔 결의를 잇달아 채택하자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방식을 통해 자국으로 유류를 반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2020년부터 눈에 띄게 관련 활동이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늘어나는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한 각국의 선박 간 환적 단속 또한 강화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9월 불법 선박 간 환적 등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활동 감시를 목적으로 영국이 호위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후 호주와 프랑스, 캐나다, 뉴질랜드, 독일도 초계기 등을 보내며 감시 활동에 동참했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캐나다 국방부를 인용해 10월 중순 이후 선박 간 환적 장면이 포착된 선박이 24척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 잘리나 포터 수석부대변인은 29일 전화 브리핑에서 최근 선박 간 환적의 재개 조짐과 관련한 질문에 국제사회의 제재 이행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터 부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우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관련 규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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