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팀서 구 회장 직속상사로 '손발'
휴대폰 철수 LG전자서 '체질 개선' 성과
그룹 전체 체질 개선 앞두고 적임자 낙점
계열사 시너지·신사업 발굴 임무 '막중'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내년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지 5년차를 맞이한다. 지금까지 총수 교체로 과도기를 겪은 LG는 내년부터 구광모 회장의 색깔이 좀 더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광모 체제 본연의 '시즌2'가 막을 올리는 셈이다.
'시즌2'를 준비하는 구 회장의 러닝메이트는 권봉석 부회장이 낙점됐다. LG그룹은 LG전자 CEO를 맡고 있는 권 부회장을 승진시켜 ㈜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겼다. ㈜LG의 COO는 전통적으로 그룹 회장을 가장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그룹 전체 안건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LG전자에서 체질 개선에 성과를 낸 권 부회장이 적임자라는 평가다.
◆왜 권봉석인가?..시너지팀에서 구 회장 직속 상사로 '손발'
1963년생이 권 사장은 1987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2013년 ㈜LG 시너지팀장을 맡은 것을 제외하면 줄곧 LG전자에만 몸을 담았다. LG전자에서 전략, 상품기획, 해외사업 등 사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두루 경험한 전문 경영인이다.
권봉석 (주)LG COO 부회장 [제공=LG] |
2015년 LG전자 HE사업본부장, 지난해부터 LG전자 대표이사 CEO로 재임했다. 재임 중 글로벌 시장에서 OLED TV 대세화를 앞당기고 가전사업 1등 지위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휴대폰 사업 철수와 전장사업 육성 등 LG전자의 선택과 집중, 사업 체질 개선 작업도 권봉석 CEO 체제에서 이뤄졌다. 권 부회장은 지난 2,3분기 과도기가 한창인 LG전자의 매출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며 경영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가 앞으로 변화와 혁신에 방점을 찍을 구 회장의 경영 철학에 부합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직접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는 구 회장 최적의 조력자라는 분석이다.
구 회장과 권 부회장의 인연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 부회장이 ㈜LG 시너지팀장(전무)을 맡을 당시 구 회장이 LG전자를 거쳐 시너지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두 사람의 만남이 이어졌다. 권 부회장은 구 회장의 직속 상사로, 구 회장이 경영 수업을 받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너지팀은 그룹의 주력사업과 미래 산업을 챙긴 부서로, 권 부회장은 이곳에서 구 회장과 함께 신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LG전자 CEO로서 선택과 집중,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견인해 왔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권봉석 '선택과 집중' 경영 성과..LG그룹 디지털전환 임무 막중
권 부회장은 앞으로 ㈜LG COO로서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기존 주력 사업인 가전, 화학, 배터리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장, 인공지능(AI), 로봇 등 LG그룹의 신사업 포트폴리오도 짜야 한다.
LG그룹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고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실질적 실행력을 강화하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구 회장의 보좌 역할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OO의 권한도 이전보다 달라졌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권 부회장의 권한에 큰 힘을 실어줬다. LG그룹은 ㈜LG COO 산하에 경영전략부문과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했다. 경영전략부문은 미래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담당하고, 경영지원부문은 지주회사 운영 전반과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를 수행한다. 권 부회장에게 계열사간 사업 강화는 물론, 그룹 전체 살림까지 맡긴 셈이다.
LG 측은 "고객가치 중심 경영 가속화, 디지털혁신 및 기술리더십 강화 등 지속 성장 관점에서 사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재를 적극 발탁했다"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는 한편 역량을 갖춘 리더에게는 새로운 중책을 맡겨 미래준비와 변화를 가속화하고자 하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내년 1월7일 열리는 ㈜LG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선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