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교통수단 UAM 교통관리체계, 국가단위 선정
한화시스템 이미 개발 중…후발주자 대한항공, 속도 낼 듯
운항자 역할도 준비…관리서비스제공자 중복 역할 가능할까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이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꼽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 진출을 위해 현대차와 협력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항공사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이 담당하게 될 UAM 관제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관련 연구개발을 이미 진행 중인 한화시스템과 경쟁을 통해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대한항공 UAM 교통관리에 초점…민간 개방으로 복수기업 참여 가능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현대차, 인천국제공항공사, 현대건설, KT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UAM 산업 활성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기존에 대한항공을 제외한 4개 업체가 체결한 파트너십에 대한항공이 새로 참여하는 형태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고 불리는 UAM은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떠오르는 산업이다. 수직 이착륙 기술을 적용해 활주로가 필요 없고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도심의 교통문제를 해결할 거라는 기대를 모은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한화시스템이 UAM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관련 업체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대차 진영에 합류하면서 기체 개발은 사실상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체 외에 버티포트(UAM 이착륙장), 회랑(항로) 등 생태계 전반의 구축이 시급해서다. 국내에서 UAM 사업에 힘을 쏟는 대표기업인 현대차와 한화시스템 모두 기체 개발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정작 인프라 개발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앞서 기체 개발을 포함, UAM 생태계 안에서 구체적인 참여 분야를 검토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UAM 교통관리 업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국가가 전담했던 항공교통관제서비스가 민간에 개방되면서 참여의 길이 열렸다. 지난 9월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한국형 UAM 운용개념서'에 따르면 교통관리서비스제공자(PSU)는 ▲비행계획 승인 ▲운항안전정보 공유 ▲교통흐름 관리 등을 맡는다.
UAM 초기 운용 개념도 [자료=국토교통부] |
◆ 교통관리체계는 하나로 구축, 한화시스템과 시스템 선정 대결…UAM 운항자도 준비
대한항공은 UAM 교통관리체계(UATM)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항공분야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교통관제시스템(ATM)이 구축돼 있고, 드론은 회사별로 각사의 드론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UAM은 드론보다는 장거리로 운항하고 업체별로 교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가 차원의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대한항공은 UATM 개발에서 한화시스템과 경쟁을 벌이게 된다. 최종적으로 한 곳의 시스템이 표준으로 선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민간에 개방되는 교통관리서비스 제공자는 특정 지역이나 회랑 등에 따라 복수의 사업자가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지만 관제 등 항공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기존 항공사 업무와 가장 유사한 UAM 운항자 역할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UAM 기체를 이용해 여객, 화물을 운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되는 셈이다. 다만 운항사를 제어하는 교통관리서비스제공자와 운항자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환경에 적합한 UAM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동시에 교통관리 체계와 운항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UAM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지만 지난해 기준 이미 8조3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2040년까지 1700조원 이상의 시장규모가 예상되면서 글로벌 기업들도 앞다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기체 개발의 경우 2011년 설립된 독일 항공 스타트업 볼로콥터가 가장 빠른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놨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볼로콥터와 협약을 맺고 UAM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면서 국내 첫 상용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