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기아 문제를 약 60억달러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설명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주식을 팔아 지원하겠다고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유엔이 18일(현지시간) 답변했다.
에티오피아에 있는 유엔 세계식량기구(WFP) 트럭. 2021.06.26 [사진=로이터 뉴스핌] |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기구(WFP)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에 66억달러 규모 세부 지출 계획안을 공개했다.
문건에서 WFP는 35억달러를 식량 직접 구입과 보급으로, 20억달러는 "시장이 있는 지역에서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현금과 식품 교환권"으로, 약 7억달러는 각 국가 내 식량 보급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장 시급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하는 비용으로 쓴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추가 4억달러는 운영과 관리 그리고 공급망 조율 등에 쓰인다고 했다.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세계는 비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내전 등 갈등, 기후쇼크, 지금은 유통망 비용 증가 등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두 가지 이상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머스크 뿐만 아니라 뜻에 동참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환영한다고 했다.
그는 같은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일론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고 이렇게 논의할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 게임체인저"라며 "우리는 그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다. 60억달러로 굶주리는 4200만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기쁘게 마주앉아 논의하고 싶다"며 열의를 들어냈다.
이어 비즐리 사무총장은 "나는 일론 머스크가 돈이 많다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너무 힘든 시기이기에 머스크와 같은 억만장자들에게 이번 한 번의 부탁을 하는 것이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엔과 머스크 CEO 사이에 60억달러 기부 토론이 오간 것은 지난달 비즐리 사무총장이 CNN과 인터뷰에서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등을 거론하며 60억달러로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 발언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그가 억만장자들에게 기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는데, 머스크 CEO는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유엔이 60억달러로 세계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테슬라 주식을 팔아 주겠다"며 "단, 해당 트위터 게시글에 대한 답글이어야 하고 회계는 오픈소스여야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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