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택과목 구조 첫 수능…과목 선택에 따라 유불리 우려
이과 계열 수험생 교차지원 가능성 높아져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계열별 편차를 없애고 문·이과 구분없이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게 한다는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시행 첫해부터 그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수험생이 국어와 수학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별 구체적인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올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부모를 비롯해 학교 현장에서의 혼란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방향을 브리핑 중이다./제공=교육부 wideopen@newspim.com |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은 18일 "학교에서도 문·이과 분리해 수업을 하는데 (수능)시험만 통합해서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통합형 수능은 인문계·자연계 구분없이 '공동·선택과목'을 중심으로 시험을 치른 것이 특징이지만, 대학은 계열별로 나눠서 뽑는다"며 "(수능) 시험 체계와 대학 선발 체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올해 수험생은 상당히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통·선택과목 체제 도입으로 입시에서 고려할 사항이 많아졌음에도 교육당국이 선택과목의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통합형으로 수능이 치러지고 있지만, 여전히 특정 과목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대학이 있는 점도 문제다. 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는 지난해까지 영역별 표준점수 도수분포를 통해 입시 전략을 세웠다"며 "하지만 올해부터는 통합해서 점수가 나오기 때문에 상당히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입시업계는 현실적으로 문과 계열 수험생에 비해 이과 계열 수험생의 교차지원 비율이 더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수능 수학 영역이 변별력있게 출제되면서 수학 성적이 우수한 이과 계열 학생들이 계열구분 없이 지원할 경우 합격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입시 전략을 짜야하는 수험생들도 비상이 걸렸다. 김 교사는 "공통·선택형 문항 도입으로 최종 등급 백분위 표준점수를 예상하는 것이 전년도에 비해 훨씬 어려워졌다"며 "복수의 가채점 서비스를 이용해 본인의 등급을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이어 "객관적으로 점수를 확인하고, 좀 더 보수적으로 판단해 대학별고사에 응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선택과목제와 조정점수제의 도입으로 가채점의 적중도가 예년에 비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수능 후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는 수능 변화 등 여러 변수로 합격선이 전년 대비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여러 입시 기관의 예측치를 지속·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