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전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 정의의 등대"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한국에서 '농업인의 날' 혹은 '빼빼로데이' 등으로 불리는 11월 11일은 미국에서 군에 복무했던 모든 재향군인들의 희생을 기리는 '재향군인의 날'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미군 병사 규모가 7000여 명에 이르는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610명으로 집계됐다.
1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최근 약 두 달 사이 신원 확인을 발표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는 총 8명이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김근철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12 kckim100@newspim.com |
이 중 18세 나이로 참전한 오하이오 주 출신 찰스 리 상병은 육군 제24보병사단 34연대 3대대 소속으로, 1950년 7월 대전 인근에서 부대가 후퇴한 뒤 실종됐다. 당초 리 상병의 유해는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묘지 '펀치볼'에 신원 미상으로 묻혔지만, 2018년 7월부터 시작된 DPAA의 펀치볼 한국전 참전용사 신원 확인 작업의 결과로 최근 신원이 확인됐다.
19세 나이로 한국전에 참전한 오하이오 주 출신 케네스 포맨 상병은 육군 제7보병사단 32연대 1대대 소속으로, 1950년 12월 부대가 장진호 인근에서 철수하던 중 적군의 공격을 받은 뒤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포맨 상병의 유해는 2018년 북한이 미국에 넘긴 55개의 유해 상자에 포함돼 있었고, 최근 신원이 확인됐다.
31세에 한국전에 참전해 전사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미쇼 터브빌 일병은 육군 제7보병사단 31연대 3대대 소속으로, 1950년 12월 역시 장진호 전투에서 실종됐다. 터브빌 일병의 유해도 2018년 북한이 송환한 상자에 담겨있었고, 인류학적 분석 등을 통해 최근 신원이 확인됐다.
이 밖에 19세의 나이에 한국전에서 전사한 잭 릴리 육군 일병과 하워드 벨든 육군 병장, 지리 롤랜드 육군 일병과 로버트 아가드 육군 상병, 마빈 액킨슨 육군 상병 등의 신원이 최근 확인됐다고 DPAA는 밝혔다.
DPAA에 따르면 한국전 참전 미군 중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610명, 여전히 실종 상태로 기록돼 있는 용사는 7546명이다.
한국전에서 실종된 미군 대부분인 5300여 명이 북한 지역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북한은 1996년 7월부터 2005년 5월까지 북한에서 유해 공동 발굴작업을 총 33차례 실시해 220구의 유해를 수습했다.
DPAA에 따르면 2005년 5월 미국은 안전상 이유로 북한에서의 공동 발굴작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후 북한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전 참전용사의 유해가 담긴 55개 상자를 송환했다. DPAA는 이 상자에 담긴 유해에 대한 신원 확인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지난달 9월 28일 기준 이 상자에서 총 77명의 미군 전사자 신원을 확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제향군인의 날 기념 연설에서 "우리는 재향군인의 날과 매일 참전용사들에게 진 엄청난 빚을 기억하고 국가로서 우리의 신성한 의무를 다할 것을 거듭 약속하며, 참전용사들이 해 온 일을 기릴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에게 주어진 일과 참전용사들이 우리를 위해 바친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굽히지 않고 무너지지 않으며, 멈추지 않는 미군 전사의 강력한 의지를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전용사들의 이런 의지와 용기는 "여전히 전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 정의의 등대로 서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플러턴 힐스레스트 공원에는 재향군인의 날인 이날 '한국전 참전 기념비' 제막식이 열리고, 한국전에서 희생한 미군 전사자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가 공식 들어섰다.
오각형 모양으로 세워진 별 5개 모양의 기념비에는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 3만6591명 전원의 이름이 새겨졌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모두의 이름이 각인된 기념비가 미국에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기념비 설립은 미국 내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 건립위원회' 주도로 추진됐다. 보훈처가 일부 예산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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