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송출료 직격탄...'수수료 2조시대'
홈쇼핑 4사, 합병·온라인 등 쇄신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코로나 19′ 특수를 누렸던 홈쇼핑 4개사(GS·CJ·롯데·현대)가 나란히 실적 부진에 빠졌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와의 경쟁이 심화된 데다 2조원대에 달하는 송출수수료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홈쇼핑 업계의 성장률 둔화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송출수수료 2조원 넘어...외형 키우던 GS·롯데 '난감'
[뉴스핌 Newspim] 홍종현 미술기자 (cartoooon@newspim.com) |
14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주요 4개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평균 28.2% 하락했다.
유료방송 사업자와 송출수수료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3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방송채널에 편성된 대가로 인터넷(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CJ ENM 커머스(CJ온스타일)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CJ온스타일 매출액은 31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2% 하락한 2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홈쇼핑은 매출액이 7.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3% 급감했다.
GS홈쇼핑(GS샵)과 롯데홈쇼핑은 외형 성장에서 수익성이 부진했다. 지난 7월 GS리테일과 합병 후 처음 실적을 발표한 GS샵의 3분기 매출은 29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 상승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7.4% 줄어든 27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은 매출액 27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20% 줄었다.
이커머스의 ′라이브 방송(라방)′ 강화 흐름과 계절성 비수기로 인해 마진이 높은 패션 상품 판매가 부진했던 측면도 있지만 송출수수료 영향이 가장 컸다는 평가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TV홈쇼핑·T커머스(데이터 쇼핑) 12개사가 지난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2조234억원이다. 이는 홈쇼핑 4사가 거둔 3분기 매출을 뛰어넘는 규모다.
올해 IPTV사와 TV홈쇼핑업체가 맺은 송출수수료 인상률은 10% 중·후반대다. T커머스사의 경우 평균 20%를 넘어선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최소 수십억원 이상을 더 부담해야 하기에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난해 홈쇼핑 4사가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3000억원 초반으로 올해 인상분을 반영하면 3000억원 중반대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시청자 감소 추세와 맞물려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송출수수료는 매년 가파르게 상승해 홈쇼핑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홈쇼핑업계의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16년 36.6%에서 53.1%(2020년)로 높아졌다.
◆ 홈쇼핑 빅4, 디지털 전환 등 출구전략에 속도... CJ·롯데 해외여행 상품 재개
[사진=롯데홈쇼핑] 신수용 기자 = 2021.11.12 aaa22@newspim.com |
홈쇼핑업계는 성수기인 가을·겨울 매출이 한 해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4분기 매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쇼핑 플랫폼을 재편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있다. 지난 5월 CJ오쇼핑에서 채널명을 변경한 CJ온스타일도 모바일 강화 전략을 내세우며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했다.
GS홈쇼핑은 GS리테일과의 합병으로 온·오프라인 커머스 통합 플랫폼을 목표로 내세웠고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쇼핑 환경을 구현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해외 브랜드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특히 국내 유통가에서 찾아 보기 힘든 브랜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드코로나로 하늘길이 하나둘 열리면서 홈쇼핑 업계도 해외 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다. 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이 나란히 지난달 해외여행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CJ온스타일이 선보인 해외여행 상품은 1시간 동안 주문금액이 130억원을 넘었다. 롯데홈쇼핑의 유럽 특집전 예약 건수는 1만 건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했을 때 패션·뷰티 등 다른 카테고리 판매량도 같이 급감했다"며 "여행과 소비 심리가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보고 여행상품 기획에 공을 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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