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셀트리온스킨큐어 배제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대위 결성...단체 행동 예고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셀트리온그룹과 주주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비상장 3사의 합병에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배제 됐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주주들은 회사 측이 주가 방어를 제대로 하지 못 했다며 경영진 교체를 추진할 방침이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
◆주주 반대에 셀트리온스킨큐어 배제하고 합병 추진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홀딩스는 지난 15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가 과다한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합병에서 배제하고 셀트리온홀딩스 및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간의 합병을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 합병하기로 했다. 이번 비상장 3사 합병은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를 단일화하고 경영업무 전반에 걸쳐 시너지 효과와 비용 절감을 창출하기 위해 추진됐다.
나아가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도 계획하고 있다. 모든 과정이 마무리 되면 셀트리온그룹은 '서정진→셀트리온홀딩스→상장 3사' 구조가 구축된다.
하지만 셀트리온스킨큐어 소액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가 자기 소유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매수 예정 가격은 57만2365원이었으며 회사 측은 주식매수청구권이 500억원을 초과하면서 합병계약을 해지했다.
소액 주주들은 합병하면 오히려 손해라며 반발했다. 2000년 설립된 셀트리온스킨큐어는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하는 회사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2018년 229억원 ▲2019년 185억원 ▲2020년 78억원 등이다.
개인 주주들은 합병 배경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37)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이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사실상 경영의 키를 쥐고 있는 탓이다. 특히 68.9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최대 주주다. 한 소액 주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화장품 강국 레드오션에 구명보트 하나 주고 사회 경험 전무한 서 의장에게 헤엄치라고 한 격"이라며 날을 세웠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이 무산되진 않을 것"이라며 "상장 3사에 대한 구체적인 합병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만 말했다.
[인천=뉴스핌] 서영욱 기자 = 2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주주총회 현장 2021.03.26 syu@newspim.com |
◆셀트리온 소액주주 뭉쳤다...단체 행동 예고
이번 셀트리온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결성도 이와 무관치 않다. 비대위는 회사가 주가 하락을 방치했다며 지난 5일 출범했다. 셀트리온 소액 주주는 올해 상반기 기준 약 41만명이며 비중은 64%이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한때 40만원에 육박했으나 현재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비대위는 지난 14일 회사 측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해달라고 요구했다. 회사 측은 임시적인 주가 부양보다는 신약 연구 개발 등으로 기업 경쟁력을 키워 주가를 올리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책을 검토해달라는 요구를 회사 측이 거부하자 단체 행동도 예고했다.
먼저 경영진을 교체하기 위한 소액 주주 지분 모으기에 나섰다. 비대위는 전체 발행 주식의 10%가 넘는 1400만주를 끌어 모았다. 비대위는 5000만주의 주식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에는 ▲국내 주식 매도 행위 중단 ▲회사 경영진 독주 막기 위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주주 가체 제고 위한 노력 ▲상장 3사에 대한 입장 공개 등을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제출할 방침이다.
비대위원장은 "회사가 주가 하락을 방치하고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임시 주총을 소집해 경영진 교체 등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를 실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