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특혜'·'재판 거래' 등 질의에 "녹취록 의도적 편집된 것"
유동규 실소유 회사에 35억 투자 의혹…김씨 "사실 아니다"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0시간째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는 이날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운 차장검사)은 11일 오전 10시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자산관리사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여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씨에게는 개발 이익의 25%에 해당하는 약 700억원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있다. 2021.10.11 kilroy023@newspim.com |
김 씨는 이날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면서도 대부분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다. 김 씨의 이런 입장 및 태도는 수사팀의 고강도 조사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면서 열띤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씨는 조사에 앞서 대장동 의혹을 둘러싸고 제기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익금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녹음하고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자금이 거래된 적이 없다"며 "검찰이 자금 입·출금 내역을 철저히 수사하면 현재 제기된 의혹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선 "바로 나"라고 답했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아니냐'고 묻자 "유 씨가 천화동인 주인이라고 정민용 변호사가 자술서를 냈다는데 만약 유 씨가 주인이라면 저한테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정 변호사에게 돈을 빌렸겠느냐"며 반박했다.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는 앞서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 이익 중 700억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주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천화동인 1호는 배당금을 정치 자금으로 썼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천화동인 1호 대표로 이름을 올린 이한성 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킨텍스 대표의 열린우리당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다.
또 김 씨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으로 구성된 30여명 규모의 호화 법률 고문단의 역할에 대해선 "호화 고문단이 아니라 저의 방어권 차원이었다"고 대답했다. 권 전 대법관과의 관계에 관해서도 "고향 선배인데 제가 다른 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많은 자문을 구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7월 이 지사의 대법원 선고 전후로 권 전 대법관을 직접 찾아간 것을 두고 제기된 '재판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렇게 호사가들이 추측하고 짜깁기하는 생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며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 논란에 대해 김 씨는 "그 분 나름대로 저희 일을 하면서 재해를 입었다"면서 "일반 어떤 평가보다는 많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저희 회사에서 기초적인 절차와 원칙으로 여러 가지 정상적으로 처리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일축했다.
한편 김 씨 측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한 회사에 35억원을 건넸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남욱 변호사가 (유원홀딩스를 설립한) 정민용 변호사의 부탁으로 35억원을 개인적으로 투자한 것일 뿐 화천대유나 김 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입장을 냈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대장동 의혹 관련자들의 계좌 추적을 통해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한 유원홀딩스가 지난해 화천대유에서 35억원을 받은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이 같은 해 남 변호사에게 골프장 비료 납품 사업을 하겠다며 투자금을 요구했고 남 변호사가 35억원을 20억원과 15억원으로 두 차례 나눠 유원홀딩스에 송금했다는 것이다.
다만 유원홀딩스는 35억원을 비료 납품에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화천대유가 유 전 본부장에게 주기로 약정한 대장동 개발 이익 700억원 중 일부를 투자금 형식으로 건넨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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