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룰' 시행에도 설계사 빼가기 여전
일부 대형 GA, 올해만 수 백명 설계사 영입
금감원 "승환계약 등 부작용 우려 주의주는 방안 검토"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가 최근 경쟁사 '설계사 빼가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되면서 설계사들의 수입 감소와 이탈도 가속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설계사간 과다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도입된 '1200%룰'도 도입 1년이 안돼 실효성 논란이 나오는 등 설계사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도 잦은 보험설계사의 이동이 '고아계약'이나 '승환계약' 같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GA업계 경쟁사 설계사 스카우트전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적 좋고 유능한 설계사를 영입하기 위해 거액의 웃돈을 제시하고 별도의 채용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상장을 앞두고 올해 출범한 한 대형 GA는 올해만 경쟁사에서 설계사 수 백명을 빼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10.01 tack@newspim.com |
GA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중대형 GA가 1억에서 3억원까지 웃돈을 주고 설계사들을 무차별적으로 영입하는 바람에 자체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과도한 수수료 경쟁과 '먹튀' 설계사 양산을 막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이른바 '1200% 룰' 규제가 시행됐지만 실효성 논란도 나온다.
'1200%룰'은 보험설계사가 체결한 계약 보험료에 대한 수수료를 연간 120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을 말한다. 예컨대, 보험료 1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으면 1년내 받을 수 있는 수수료는 120만원이고, 나머지는 분납 수수료로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까지 월 납입 보험료의 1400~1800%의 수수료를 받아온 설계사들 입장에서는 3분의 1 가까이 수수료가 감소한 셈이다.
거액의 웃돈이 오가는 등 허점을 보이자 손해보험협회는 최근 금융당국에 1200%룰에 대한 제도개선을 건의하기도 했다.
금융당국도 1200%룰 포함, 최근 GA업계 과도한 설계사 빼가기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필요하면 문제가 되는 업체에 대한 주의 조치 및 현장조사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모집설계사수가 급증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일부 GA에서 과도한 설계사 빼가기가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중이고, 승환계약 등 고객피해나 부작용 우려가 클 경우 주의를 줄 필요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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