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대변인 "미국은 남북대화와 관여, 협력을 지지한다"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하루 만에 다시 담화를 내고 남북 간 상호존중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정상회담 등 남북한 현안 논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6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 차원에서 김여정 부부장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청와대 차원의 대응 대신 통일부를 통해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 2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맞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남한을 방문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뉴스핌DB] |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의의 있는 종전이 때를 잃지 않고 선언되는 것은 물론 북남공동연락사무소의 재설치, 북남수뇌상봉(남북정상회담)과 같은 관계 개선의 여러 문제들도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협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 "미국은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을 지지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뉴욕 외신기자센터(FPC)가 주관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이룬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나와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라고 믿고 있으며, 미국은 역내 동맹국을 비롯해 파병된 미군 및 협력국들을 위한 더 나은 안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북한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북한이 이같은 접촉 시도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방부의 존 커비 대변인도 22일 기자설명회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 "우리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북한과의 관여를 모색하고 있고,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5일 분석자료를 통해 "김여정의 발언에 비추어볼 때 북한은 내년의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통신선 복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로부터 시작해, 올림픽을 계기로 베이징에서 남·북·미·중의 4자 종전선언과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므로 한국정부는 앞으로 열릴 남북 및 남·북·미·중 대화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요구하는 남측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가 한미연합훈련의 완전한 중단과 남측의 미국 첨단무기 도입 중단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김여정의 대남 유화 발언을 너무 확대해석하거나 지나치게 낙관적 전망에 빠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김여정이 '대북 적대시 정책'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상황에 따라 대남 유화정책과 강경정책을 선택하는데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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