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고했던 이재명 대세론 주춤, 이낙연 '희망의 불씨' 봤다
대장동 특혜 의혹 '일파만파', 이재명 과반 득표 '경고등'
이낙연, 결선투표 성공하면 역전 가능…이재명 지지층 결집 관건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광주·전남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가 그동안 모든 경선에서 과반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이재명 후보를 2위로 밀어낸 것이다.
이낙연 후보는 2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에서 대의원·권리당원·국민 일반당원 투표를 종합한 결과 유효투표수 7만1835표 중 3만3848표를 얻었다. 이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47.12%를 얻어 46.95%를 득표한 이재명 후보에 앞섰다.
이번 광주·전남 경선 결과는 그동안 강고했던 이재명 대세론이 주춤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그동안의 모든 지역 순회 경선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해왔다. 이재명 후보가 호남 경선마저 과반 이상의 압도적 득표를 한다면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조기에 마무리되는 상황이었다.
[광주=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광주·전남 지역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1.09.25 leehs@newspim.com |
그러나 이낙연 후보가 이날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 경선은 마지막까지 역전의 가능성을 남겨두게 됐다.
물론 아직도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과반을 넘는다. 이재명 후보는 그동안 31만9581표를 얻어 52.90%를 득표했지만, 이낙연 후보는 20만 6638표로 34.21%에 그쳤다. 여전히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낙연 후보가 이날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놓았다. 이낙연 후보는 오는 26일에 있을 전북 선거에서도 선전하면 호남의 민심을 바탕으로 이후 수도권 경선과 일반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역전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민주당의 대선 경선에서 호남 경선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층의 결집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두관, 이낙연, 박용진, 이재명,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광주·전남 지역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손을 흔들고 있다. 2021.09.25 leehs@newspim.com |
이낙연 후보가 역전하지 못하더라도 오는 10월 10일 이재명 후보의 과반 득표를 막는다면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한 결선투표가 열리게 된다. 이재명·이낙연 두 후보의 결선 투표가 열리면 상승세를 탄 이낙연 후보가 역전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도 "그동안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를 압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이번 결과를 보면 이재명 대세론이 일단 꺾였다고 볼 수 있다"라며 "호남에서 낮은 투표율을 보면 대장동 의혹으로 이재명 지지층들이 일단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채 교수는 "대장동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진 상황인데 이같은 여론이 이어지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과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라며 "관건은 이재명 후보의 본선 직행 조건인 과반 득표에 태클이 걸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대장동 의혹 속에서 이재명 지지층이 얼마나 뭉칠지가 될 전망이다. 박상병 평론가는 "국민의힘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펴고 있는데 이낙연 후보가 여기에 맞장구 치는 모습이 호남 투표율을 낮게 떨어뜨렸다"며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이재명 쏠림 현상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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