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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빵 배달 올스톱' 왜?…노노 갈등, 결국 파업으로

기사입력 : 2021년09월16일 14:02

최종수정 : 2021년09월16일 14:02

전국 SPC 사업장 화물연대 파업…"합의사항 이행하라"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파리바게뜨 등 SPC그룹의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시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 파업은 증차 과정에서 발생한 민주노총 조합원과 한국노총 조합원의 이견 대립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파업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민주노총 배송기사들은 본사인 SPC그룹이 직접 조정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16일 화물연대에 따르면 지난 1월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SPC지회는 업무시간 단축 등 노동여건 개선을 위해 차량 증차를 요구했다. 광주지역본부 SPC지회 노동자들은 한 사람이 새벽 1시와 오전 8시 하루 두 차례 배송을 하고 있는데, 1회차와 2회차 간격이 길어 근무시간이나 대기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이 이유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SPC그룹 파리바게뜨의 사회적 합의 검증 토론회 불참에 대한 규탄 및 2차 집중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1.05.12 kilroy023@newspim.com

노조와 SPC그룹은 지난 6월 27일 2대를 증차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엔 배송 코스 조정을 두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 갈등이 빚어졌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증차 당시 약속했던 대로 새롭게 투입된 차량을 2회차에 배정해 1회차 노동자들의 업무부담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반면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증차된 차량을 공통하게 분배해서 사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물류센터 전체 업무가 과중한 상황이니 골고루 양보해달라고 부탁했는데 화물연대 측은 자신들의 요구로 얻어낸 증차라며 기존대로 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했다"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곧바로 파업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SPC 본사에도 배송 코스 조정을 요구했으나 사태가 해결되지 않자, 지난 2일 오후 11시부터 운송 거부 파업에 나섰다. 현재 현장에는 한국노총 소속 및 비조합원 배송기사들이 근무 중이지만 민주노총 소속 배송기사들의 차량 200여대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처음 약속했던 대로 증차 계획을 이행하라. 증차 효과가 있으려면 현재 업무가 과중한 1·2회차를 각각 다른 사람이 운행해야 한다"며 "그런데 사측은 1회차에 6명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의미 없는 증차다"고 말했다.

광주지역본부에서 시작된 민주노총 파업은 이미 전국 규모로 확대됐다. 이날 0시부터 광주를 비롯해 서울·경기, 대구, 강원, 충북 등 전국 10개 파리바게뜨 물류센터에서 연대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참여 규모는 200여대로 전체 배송 차량의 20~30% 수준이다. 인원은 노조 추산 500여명이다. 이들은 현재 각 지부 물류창고 앞에서 파업 투쟁을 벌이는 중이다.

SPC그룹은 지난 14일 광주지역본부 SPC지회 조합원들에게 이날부로 해지 통보를 한 상태다. 전체 화물연대 SPC조합원을 상대로는 손해배상 등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제품 공급은 물론 가맹점주들의 영업손실 또한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가맹점주들은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물연대 불법파업으로 인해 죽어가는 자영업자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올리며 "배송기사들이 10일 넘게 불법파업을 강행하면서 아침 일찍 도착해야 할 식재료들이 오후 늦게 도착하면서 점포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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