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창립 20년만에 새 비전...글로벌 대신 MZ세대
"카카오뱅크 등 빅테크 위협, 2030 알아야 생존 가능"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MZ(2030)세대 주도로 만든 새 그룹 비전을 내놓는다. 그룹의 미래를 이끌 MZ세대가 직접 비전을 만들어 자발성을 확보하고 디지털금융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1일 창립 20주년에 맞춰 MZ세대 태스크포스(TF)가 만든 새 그룹 비전을 선포한다.
해당 TF에는 각 계열사 20~30대 젊은 직원들이 주축으로 참여했다. 임원급은 물론 조 회장의 개입 없이 전권을 맡긴 조직이다. 이들은 내부 아이디어를 수렴한 후 MZ세대 직원 대상 설문을 비롯해 고객, 전문가 등의 의견을 물어 비전을 구체화했다.
신한금융그룹은 7일 조용병 회장을 비롯한 그룹사 CEO 및 임원, 본부장이 온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제1회 신한문화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조용병 회장이 'RE:BOOT 신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1.07.07 yrchoi@newspim.com |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이 주도성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비전 설립을) 직접 맡겼다"며 "고객 중심이라는 의지를 많이 담으면서도 소프트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TF는 새 비전을 전파하는 역할도 맡는다. MZ세대의 공감대를 사기 위해 새로운 채널이나 소통방식을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이 새 비전을 내놓는 것은 2001년 지주 출범 후 처음이다. 당시 제시한 '세계적인 금융회사(World Class Financial Group)' 이후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 게 조 회장의 판단이다.
창립 20년 만의 새 비전을 MZ세대에 맡긴 것은 "변해야 산다"는 절박한 생각에서다. 카카오뱅크같은 빅테크들의 위협이 커지는 환경에서 2030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의 생각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비전부터 직접 맡겨야 한다는 고민도 반영됐다.
조 회장은 "MZ세대의 선호를 이해해야 미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며 "최신 트렌드로 무장한 MZ세대 직원들이 창의성과 주도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리더들이 열린 환경을 만들어야 신한이 새롭게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MZ세대 직원 중심의 자치조직인 '후렌드(who-riend) 위원회'를 출범하기도 했다. MZ세대의 전략적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창의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조직이다. 신한금융은 위원회 운영 관련 모든 결정권을 MZ세대 직원들에 부여하는 등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자유롭고 혁신적인 문화를 확산하고 변화 지향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과거와 다른 디지털 일류 그룹으로 재가동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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