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중소형 OLED에 3.3조 투자..아이패드 공급
아이폰12 흥행에 LGD·이노텍도 '역대급' 실적
스마트폰 이어 '애플카'와 연결고리도 지속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G와 애플과의 밀월 관계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LG가 공급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부품 비중이 늘며 애플의 성장이 곧 LG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애플카'와의 연결고리도 끊임없이 재기돼 LG와 애플과의 협업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3조3000억원을 투자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설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 파주 사업장에 6세대(1500㎜×1850㎜)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으로, 오는 2024년부터 가동 예정이다. 파주 사업장은 월 4만5000장의 중소형 OLED를 생산할 수 있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월 생산량은 6만장 수준으로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 파주클러스터 전경 [제공=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는 "여러 사정에 따라" 이번 투자에 대한 제품이나 공급처 등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애플의 새 아이패드에 들어갈 OLED 공급을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OLED가 적용된 아이패드 에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패드에 OLED가 적용되는 건 처음이다. 아이패드에는 지금까지 액정표시장치(LCD)를 탑재해 왔다.
아이패드의 연간 판매량은 5000만~6000만대 수준으로, 이번 투자는 애플의 든든한 판매량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게 업계 시각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LCD 가격 상승세가 끝나가는 가운데 OLED로 사업 전환은 필연적"이라며 "IT제품의 OLED 채용이 늘어나고 스마트폰 보다 넓은 태블릿 제품 판매가 늘며 생산성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중소형 OLED를 채용한 고부가·하이엔드 제품의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TV용(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적용되는 중소형 OLED 시장에는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다. 지난해야 애플의 아이폰12에 중소형 OLED 패널을 공급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아이폰12는 출시 7개월만인 지난 4월 1억대 이상이 팔렸다. 아이폰11 보다 두 달 빠른 속도다.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6와 비교된다. 아이폰12의 흥행 덕에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부문도 올 하반기 8년만의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3년 사업을 시작한 후 처음이다. 특히 중소형 OLED가 대형 OLED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내년 대형 OLED 매출 전망치는 6조3699억원인 반면, 중소형 OLED 매출 전망치는 6조7881억원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OLED 채택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애플 아이폰12와 아이폰12 미니 2021.04.30 mironj19@newspim.com |
아이폰 흥행에 LG이노텍도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LG이노텍은 아이폰12에 트리플카메라, 3D 센싱모듈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예고했다. 증권가에선 LG이노텍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상 처음이다. 올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13에도 핵심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속적인 매출 성상세가 점쳐진다.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는 지난 16일부터 전국 주요 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LG는 애플의 전기차인 '애플카'와도 깊게 연결돼 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애플카 핵심 임원진이 방한해 LG와 SK 등 국내 기업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공식 출범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등을 생산한다. 앞서 마그나가 과거 애플카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 있어 양 측이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애플이 중국이 아닌 한국 전기차 업체와 협력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