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제 개편, 베이징 등 학군 주택 주택 가격 급락
中 당국 투기 집값 억제 의지 강도 전대미문 역대급
투기 과열 못잡으면 '옷벗어' 해당 지자체 엄중 문책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의 역대급 고강도 부동산 억제 대책으로 주택 가격이 베이징과 항저우 상하이 쑤저우 등지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가 반토막으로 줄어들고 있다.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베이징 시내 시청(西城)구 등 유명 '학구방(학군 주택, 유명 학군주변 주택)' 주택이 8월 현재 심한 가격 하락 조정을 받고 있다며 일부 주택은 가격이 한채에 200만 위안(약 3억 원)씩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제일재경은 부동산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역사상 보기 드믄 새로운 부동산 안정 대책이 전국에 걸쳐 막을 올렸다며 강도와 범위와 의지면에서 이전과 성격이 전혀 다른 정책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은보감회 궈수칭 주석은 집값이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결국에 가선 혹독한 댓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궈수칭 주석은 수년간 맹렬히 치솟은 집값이 정상대로 돌아올 것이라며 태산이 대중의 어깨을 짖누르는 상황이 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투기 과열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해당 지자체 정부를 문책키로 한 것이 집값억제에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이징의 경우 주소지에 따른 중학교 진학 배정 위주의 학군제가 시청(西城, 서성구)구 등 특정 지역 주택 투기를 조장한다며 학군 배정제를 손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선 뒤 시청구 학군 주택 거래가 끊기고 집값이 수억원(한화)씩 하락하고 있다.
이곳 베이징 시청구의 경우 그동안 특정 초등학교 입학이 보장되는 10평 안팎의 학군 주택(후에 명문 중학교에 자동 배정되는 주소지 주택)을 1000만 위안(약 16억 7000만원)을 줘도 매물을 찾을수 없었다. 시청구 학군주택은 워낙 희귀재 다 보니 홋가가 얼마든 사놓기만하면 수억원씩 차액을 남길 수 있었다.
베이징시가 학구방제를 추첨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거래가 끊기고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방두칸 1000만 위안 짜리 주택은 700~800만 위안으로 하락했고, 시청구에서 유명한 더성(德勝) 학군의 16만위안 짜리 집은 13만위안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매매가 뚝 끊긴 상태여서 가격은 한동안 계속 떨어질 전망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베이징 시내 시청구 실험 소학교 인근의 후통내 학군 주택. 베이징에서 가장 비싼 학군 주택으로 매매가가 평방 미터당 한화로 3000만원~5000만원을 호가한다. 이곳에 주소를 두고 있으면 명문 초등학교와 명문 중학교를 자동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 2021.08.11 chk@newspim.com |
제일재경은 2021년 여름 베이징의 학군주택 불패 신화가 조용히 막을 내리고 있다고 전한뒤 과거와 같은 투기적 성격의 비이성적 묻지마 매입세가 완전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때 장쑤성 쑤저우도 인근 상하이 후광을 받아 아파트 가격이 폭등세를 보였으나 2021년 여름 현재 전 도시에 걸쳐 아파트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고 주택뿐만 아니라 신규 분양 주택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던 인기지역 아파트 가격이 한달전인 6월에 비해 3% 정도 하락세로 반전됐다.
경제수도 상하이도 2021년 들어 7월말 현재까지 이미 10차례 부동산 투기 규제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가격 하락 압력이 나타나고 거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상하이시는 7월에만 아파트 매물 가격 검사제 시행과 주택대출 금리인상 등의 고강도 투기 억제대책을 내놨다.
집값 직접 통제 성격의 매물 가격 검사제가 시행되자 허위로 가격을 높여 내놓은 물건이 일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된 후 주요 지역 중고 주택 가격은 단번에 5% 정도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이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상하이 '부동산 투기 1번지' 첸탄(前滩) 지역 주택 값이 이미 천정을 찍었다고 전하고 있다.
항저우도 투기 억제 대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기존 아파트 거래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항저우는 8월 5일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 통지'를 발표, 사회보험 납부 기간 연장 등 항저우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조건을 대폭 강화했다. 수요가 끊기면서 7월 한달 기존 주택 거래량은 올 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제일재경은 베이징처럼 항저우에서도 학군 주택 불패신화가 무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저우는 7월 중순 '공공 서비스 체계 건립 의견'을 통해 주소지에 따른 현행 명문 학교 자동 진학 체제를 개편함으로써 기존 학군 주택 시장에 찬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에서는 상반기에만 전국적으로 이미 304 차례의 집값 억제를 위한 부동산 규제 대책이 발표됐다. 중원부동산 연구센터는 역사상 빈도수가 가장 많고 강도가 가장 강력하다고 밝혔다.
중국 국무원 주택건설부와 부동산 유관기관 7개 부문은 7월 23일 통지문을 통해 3년내 부동산 시장을 양호하게 정비하겠다는 공표했다. 중국 당국은 이 발표에서 부동산 억제대책이 부실하거나 집값 상승이 과도하게 높은 도시는 엄격 문책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발표가 나오자 마자 상하이 샤오싱 허페이 등 14개 도시는 재차 강력한 부동산 규제 신 대책을 쏟아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수급 논리를 떠나 당국의 이번 집값 억제 대책은 강도와 의지면에서 전대미문의 역대급이라며 하반기 집값 하락압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의 의중을 파악한 지방 도시들은 중개업소 정비, 기존주택 지도 가격제 도입, 학군 주택 투기 집중 타격 등으로 투기 규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선전과 청두 시안 닝보 산야 상하이 등은 신규 분양외에 과거 계획경제 시절 가격 통제 시스템인 기존 아파트(주택) 거래가 통제에 관한 문건을 발표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