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18개 정부 부처 보도자료·카드뉴스 등 분석
성·장애인·인종·이주민 차별 표현·이미지 등 사용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클럽 죽순이, 올드미스, 처녀, 정상인 등 편견을 담은 표현이 정부 홍보물에 버젓이 실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 3월부터 2개월 동안 정부 18개 부처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공개된 보도자료, 카드뉴스, 인포그래픽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사회적 소수자 편견을 조성하는 문구뿐 아니라 성·장애·인종 차별을 담은 표현이 다수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성 차별 표현 사례는 총 760건이다. 클럽 죽순이 등 비하 표현과 여성 몸을 노출한 이미지, 아동 성폭력 피해자를 여성으로 한정, 속눈썹을 강조하는 등 고정된 여성 이미지 사용 등이 대표 사례다. 올드미스와 처녀, 출가외인 등 현재 많이 쓰지 않는 표현도 정부 홍보물에 실렸다.
장애인 차별을 드러내는 사례는 34건이다. 정상인이나 일반인, 장애우 등 금지된 표현을 사용한 경우가 16건이다.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등 장애를 극복 대상으로 묘사하거나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평범하게 살지 못한다는 편견을 담은 표현은 18건에 달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미래통합당 당사 앞에서 차별금지법 조속 제정 촉구를 위한 2차 국회 오체투지를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2020.08.13 pangbin@newspim.com |
인종 및 이주민 차별 표현 사례도 다수였다. 외국인 영여교사는 금발 백인으로 묘사하고 미등록 외국인은 짙은 갈색 곱슬머리로 표현하는 등 편견을 주는 이미지를 사용한 경우 등이다. 미등록 외국인을 국민 일자리를 위협하는 존재로 그리거나 특정 피부색을 가진 사람이 범죄와 연관된다는 암시를 주는 이미지 등도 있었다.
인종 차별 등의 내용은 보도자료(35%)와 카드뉴스(23%) 등에 주로 담겼다. 특히 카드뉴스에 차별적인 이미지가 많이 사용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담은 표현이 정부 홍보물 관리 체계에서 충분히 걸러지지 않았다"며 "정부 홍보물 발간 및 배포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