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조사 분석 결과, 여성 임원의 비중이 여전히 OECD 기준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22년 8월 자본시장법 본격 적용에 따라 사내·사외이사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가족부 김경선 차관은 5일 브리핑을 통해 상장법인 성별 임원현황 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19년부터 양성평등기본법 제20조 제3항에 근거해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2246개 기업을 분석했으며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기업 152개의 성별 임원 현황 변화 추이에 대한 분석도 포함됐다.
◆ 상장법인 사내 여성임원 5.2%…OECD 평균 25.6%에 비해 부족
김 차관은 "상장법인 2246개의 전체 임원 3만2005명 중 여성은 1668명으로 전체 임원의 5.2%"라며 "전년도의 4.5%에 비해 0.7%p가 증가하여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비율이 점진적인 상승 추세로 나타났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이코노미스트의 유리천장지수 내 '여성 임원비율'의 OECD 평균이 25.6%임을 감안할 때 아직도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여가부는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246개의 성별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임원 비율은 5.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1.08.05 yooksa@newspim.com |
또 "상장법인 2246개 중 여성 임원 선임 기업은 815개로 전년대비 95개 기업이 증가했다"면서도 "아직도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이 총 1431개로 전체 상장기업의 63.7%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전체 등기임원 중 여성은 4.8%이고, 전체 미등기임원 중 여성은 5.5% 수준이다. 사내·사외이사로 구분할 때 전체 사내이사 중 여성은 4.6%,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은 5.2%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유리천장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사내이사의 숫자가 2019년 373명에서 2021년 348명에서 오히려 줄어들고, 반면 사외이사는 늘어 기업들이 생색내기식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차관은 "사내이사 중에 여성 이사 숫자가 줄어든 것은 맞는데, 실제로는 전체 사내이사 숫자가 줄었다"면서 "성뿐 아니고 남성도 같이 줄었고, 그래서 비율로 봤을 때는 2019년이 4.4%에서 2021년이 4.6%로 비율로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임원 선임이 사외이사 위주로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두고는 또 다른 분석도 나왔다. 김 차관은 "자본시장법 영향과 아울러서 2020년에 상법도 같이 개정이 돼서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가 제한이 없다가 6년이라는 임기가, 임기 제한이 새로 신설됐습니다. 그래서 두 규정이 맞물려서 이런 결과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사내이사의 임원 수, 여성 임원의 확대를 위해서는 우리 여성가족부에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저희가 이렇게 성별 임원 현황을 지속적으로 분석해서 발표한 것 역시 기업들이 그런 인식 전환을 해서 사외이사뿐 아니라 사내이사까지 전체적으로 의사결정 구조에 있어서 성별 다양성을 갖도록 노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자산 2조 이상 기업 '자본시장법' 효과…조사 결과 공개·컨설팅으로 변화 유도
여가부 조사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인 152개 기업으로 이 기업들의 전체임원 8,677명 중 여성은 491명으로 5.7% 수준이며, 전년대비 1.2%p 증가했다. 김 차관은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비율이 전년대비 0.7%p 증가하였음을 감안할 때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에서 여성 임원 선임이 법개정의 영향으로 더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자산총액 2조 이상 기업의 전체 등기임원 중 여성은 8.3%로 전년대비 3.5%p 증가했고 미등기임원 중 여성은 5.3%로 전년대비 0.8%p 증가하여서 등기임원의 증가 폭이 더 컸다. 해당 기업 전체 사내이사 중 여성은 1.2%로 전년대비 0.2%p 증가했으며, 사외이사 중 여성은 12.2%로 전년대비 5.2%p 증가해 사외이사 형태의 증가폭이 더 컸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여가부는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246개의 성별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임원 비율은 5.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1.08.05 yooksa@newspim.com |
김 차관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서는 2020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특정 성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도록 됐고, 2년의 경과 조치 후 2022년 8월 5일부터는 해당 규정이 전면 적용된다"면서 "이 시점에서 대상 기업들의 지난 1년간 변화 추이를 분석하는 것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 152개 중 여성 등기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한 기업은 85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67개 기업에 대해 김 차관은 "현재 자본시장법에서는 뭐라고 규정을 했냐면 새로운 개정 규정에 적합하지 아니한 기업은 법 시행일부터 2년 이내에 개정 규정에 적합하도록 해야 한다는 부칙에 경과 조치를 두고 있다"면서 "현시점에서는 당장 법 위반이라고는 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경과 조치 2년 중에 1년이 경과하고 1년만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발표를 계기로 해서 지금 67개 기업들, 선임하지 못한 67개 기업도 더 신속하게 선임을 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법에 명시적으로 의무는 돼 있지만 제재 규정은 없는 상태이나, 최근에 국제적으로는도 ES 투자라든가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기업 측에서도 많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남은 1년간 변화를 기대했다.
여가부는 전체 상장법인, 자산총액 2조원 이상 법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여성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 비중이 더 커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노력을 이어간다. 김 차관은 "여성 사내이사 비중 증가를 위해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컨설팅, 여성 리더십 교육, 여성 인재 아카데미 등을 통한 여성 리더십 교육 등 진행 중"이라며 "무엇보다도 일-생활 균형이 기업에서 제대로 실천이 돼야 여성들의 진출이 조금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각 기업의 가족친화인증제도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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