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영화 '방법 : 재차의'가 주술과 결합된 좀비라는,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존재를 선보인다. 죽여도 죽지 않고 인간을 넘어서는 능력을 지닌 재차의들의 짜릿한 액션과 가슴 아픈 사연을 만난다.
K-좀비 열풍의 시초인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쓰고 드라마 '방법'의 배우, 제작진이 모인 '방법:재차의'가 20일 베일을 벗었다. 이 영화는 주술에 걸린 시체, 재차의가 등장해 원한을 품은 대상을 차례로 살해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연상호 감독은 이제는 익숙해진 죽은 신체를 형상화한 좀비에 주술로 되살아났다는 설정을 덧입혀 더욱 낯선 공포감을 자극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방법:재차의'의 한 장면 [사진=CJ ENM] 2021.07.20 jyyang@newspim.com |
◆ 주술에 걸린 시체, 기묘한 공포의 극치…엄지원·정지소 열연
'방법:재차의'에서는 이미 죽은 사람이 나타나 산 사람을 죽인다. 영화 도입부부터 이미 3개월 전에 사망한 사람이 산 사람을 물어뜯어 죽이고, 시체에선 조개독 성분이 검출된다. 이전의 '방법' 세계관에서 주술과 악령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던 전직 기자 임진희(엄지원)에게 사건의 당사자가 인터뷰를 요청하고 한국을 떠났던 소진(정지소)은 그에게 위험이 닥쳤단 사실을 감지한다. 연쇄살인을 예고한 당사자가 또 다시 2개월 전 사망한 시체로 확인되고, 특정 제약사 관련자들이 살해대상으로 지목된다.
엄지원은 저주, 악령에 얽힌 범죄와 진실을 좇아온 기자 임진희 역으로 담대하면서도 꿋꿋한 내면을 표현해냈다. 광역수사대 팀장인 남편이 제약사 임원들을 보호하게 되면서 재차의들의 공격을 받자 패닉에 빠지지만, 그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진실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는 막강한 정신력으로 인간의 물리력을 뛰어넘는 재차의와 맞서는 팽팽한 긴장감 가운데서도 중심을 잡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방법:재차의'의 한 장면 [사진=CJ ENM] 2021.07.20 jyyang@newspim.com |
정지소는 드라마 '방법'에 이어 주술에 능한 방법사로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자신을 가족처럼 여겨준 임 기자를 지키려 돌아온 그는 이 저주의 중심인 두꾼(인도네시아 무당)을 직접 찾아나선다. 화려한 특수효과와 함께 하는 그의 방법신은 이 영화의 판타지적 감흥을 제대로 살려낸다. 특이한 운명을 타고난 고뇌가 담겨있는, 묘하게 차분하면서도 빨려드는 눈빛 연기가 일품이다.
◆ 결국은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완성도 높은 휴머니즘적 결말
'방법:재차의'에서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기묘한 좀비가 관객들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이미 죽었기에 죽여도 죽지 않고, 살았을 때의 능력치를 모두 겸비했다. 총으로 쏴도 칼로 베어도 사라지지 않는 그들의 약점은 손목의 주술 문양.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저주로 설정된 대상 외에는 크게 공격력을 보이지 않는단 점이다. 그럼에도 접촉해 상처가 나면 저주에 쓰인 맹독에 중독된다. 중독돼 사망한 시체와 환부의 끔찍한 비주얼은 절로 거부감과 공포감을 불러 일으킨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방법:재차의'의 한 장면 [사진=CJ ENM] 2021.07.20 jyyang@newspim.com |
갑자기 도시를 공포에 몰아넣은 재차의들의 정체, 그 발생 배경에는 한 제약회사의 탐욕이 있다. 연고가 없는 노숙자에 불법체류자들까지 동원해 불법 임상시험을 하고 100명의 사람을 죽게 한 업보다. 이를 달래기 위해 임 기자, 소진은 어떤 최악의 상황에도 목숨을 걸고 뛰어든다. 극 초반부터 암시되는 두꾼의 정체는 조금은 빤하지만 충분히 가슴아프다. 가족을 지키지 못한 무당의 한이 서려 탄생한 서글픈 존재가 바로 재차의다.
소진의 방법 장면에서 온 몸의 뼈가 뒤틀리는 시체들이나, 재차의들이 건물을 타고 오르고 맨 몸으로 어디든 부딪히는 신에서는 꽤 타격감있는 액션이 돋보인다.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어 그야말로 날고 기는 존재들을 보며 경악하고, 신선한 공포감과 마주할 수 있다. 동시에 희생된 100명의 혼을 달래려 재차의를 만들어낸 그 원혼에도 깊이 몰입하게 된다. 드라마에 이어 '방법' 세계관을 확장한 영화 역시도 업보를 바탕으로 하는 간결하고 몰입감있는 서사가 완성됐다. 15세 관람가. 오는 2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