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피니언 시론

속보

더보기

[조용준의 시시콜콜] 포항제철 건설을 일본이 반대했었다고?

기사입력 : 2021년07월12일 11:45

최종수정 : 2021년07월12일 11:45

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포항제철 발언에 대해

[서울= 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의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포항제철(현 포스코)은 일본 야하타 제철소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또 "당시 일본, 미국 등이 포스코 건설을 반대했다"면서 "박정희 정권이 포철을 만든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성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정희 정권 때 포항제철을 만든 것은 분명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다. 기공식은 1970년 4월 1일이었는데, 1968년 기준으로 국민소득이 200 달러도 되지 않았던, 방글라데시보다 가난한 나라에서 철강공장을 세우는 일은 기본적으로 피와 땀, 눈물의 결정체였다.

그러나 당시 한일관계에서 포항제철 건설은 매우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일본이 포항제철 건설을 반대했었다는 송 대표의 말은 잘못됐다.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일본이 건넨 8억 달러 가운데 3억 달러는 무상 경제협력기금이었다. 그런데 무상기금이 가장 많이 투입된 곳은 포항제철이다. 일본이 포항제철 건설에 동의한 것은 1969년 말로, 전체 청구권 자금의 15% 수준인 1억1948만 달러를 투입하는 협약을 맺었다. 무상 협력기금 용도를 농업 분야로 국한했던 일본 정부가 갑자기 포항제철 건설에 동의해준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1970년 4월 1일 포항제철 기공식. 왼쪽부터 당시 박태준 사장, 박정희 대통령, 김학렬 부총리(국가기록원 사진).

1950년대와 60년대 일본은 중금속 오염병인 이타이이타이병과 미나마타병으로 환경오염 문제가 극심했다. 일본 미쓰이금속광업의 폐수로 인해 191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1970년대까지 이어졌던 이타이이타이병은 그 이름부터가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받으면서 '아프다, 아프다'라고 말한 것에서 비롯됐다. 미나마타병 역시 구마모토 현 미나마타 시의 공장 폐수에 의해 바다가 오염된 인류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수은중독 사건이었다.이 병은 1956년에 공식적으로 발견되었는데, 1997년이 돼서야 미나마타 만이 안전하다고 어업 재개가 허용됐다.

따라서 1960년대의 일본에서는 제철소나 화학공장 등을 늘리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매우 컸다. 미쓰이광업에 대한 소송은 1968년부터 본격 시작됐다. 그런데 제철업은 공장에서 폐수가 많이 나온다. 환경문제로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1970년 한·일 협력위원회 총회 문건을 보면, 일본 측이 철강, 알루미늄 등의 공업을 위한 토지 이용과 관련해 공해 대책에 협력할 수 있는지 한국 측에 묻는다. 공해 물질이 나오는 공장이라도 받을 수 있냐는 질문이다.
바로 여기에 일본의 검은 속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당시 일본에서 환경문제로 공장을 더 이상 짓기 어렵게 되자 가까운 한국에 공장을 지음으로써 활로를 뚫으려 한 것이다.

아울러 포항제철 건설은 한국의 포항 남쪽 공업지역과 여기서 가까운 일본의 돗토리(鳥取), 야마구치(山口), 기타규슈(北九州), 오이타(大分) 일부 지역을 아우르는 한·일 협력경제권을 만들려 했던 당시 일본 경제정책의 핵심이기도 했다. 한국에서 관세를 면제해주는 보세 지역과 자유항을 늘리고, 일본 제품을 가공해주는 합작회사를 세워서 일본의 기술력과 한국의 노동력을 결합시키려 한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을 중공업 일본의 하청기지, 경공업 중심으로 키우려는 의도였다.

실제 우리나라 산업계에서는 일본 중소기업들이 기초 소재를 대주고, 한국 공장이 완제품을 만드는 하청 구조가 1970년대 중반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지금도 우리가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마우지 경제'다. 가마우지를 시켜 물고기를 낚는 것처럼, 한국이 부품, 소재, 기계를 일본서 가져와 저임금 노동과 결합해서 외국 수출로 돈을 벌면 그 돈의 상당수를 일본에 다 갖다 준 것이다. 이런 일의 반복이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50년 넘게 이어졌다.

일본 경제 상황으로 봤을 때도 1960년대 말은 내수를 벗어난 해외 시장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단계에 접어든 때였다. 따라서 한일 국교정상화나 경제 원조는 수출 시장을 넓히려는 일본 자본 대팽창의 수단으로 이용된 것이기도 했다.

포항제철 건설은 이를 수주했던 신일본제철과 미쓰비시상사 등 전범 기업에게도 큰 이익을 안겨줬다. 당시 한국이 이들 기업으로부터 사들인 설비 금액만 해도 1억7765만 달러로, 지원 자금보다 50% 가량 더 많다.
포항제철 건설은 흔히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성공신화로 많이 이야기된다. 물론 그런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위와 같은 일본의 검은 장삿속이 작용했고, 우리가 이에 이용당했다는 사실 역시 기억돼야 한다.

sollane@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사진
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