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보다 돈공부"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돈을 밝히면 돈의 노예로 살고, 돈에 밝으면 돈의 주인으로 산다."
'부자가 되고 싶은 아이들'(하수정 지음·어바웃어북, 1만 6800원)은 돈 교육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에게 돈 버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아이들의 돈공부는 대부분 용돈 교육에 머물고, 이 마저도 '절약'과 '저축'만 강조한다. 어떻게 돈을 벌어서 먹고살아야 하는지 생존 기술을 알려주지 않는다.
경제기자인 저자는 돈공부에도 순서가 있다고 말한다. 먼저 노동을 가르치는데서부터 출발한다는 것. 흔한 재테크책과 차별화된다. 돈을 쓰고 불리는 방법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
돈 버는 일의 고단함을 깨닫는 순간, 돈을 대하는 아이의 태도가 바뀐다. 어떻게 소비하고 투자할지는, 그 다음 문제다. 돈에 대한 소비, 저축, 투자, 기부라는 네 개 꼬리표를 붙이면, 욕망을 쉽게 통제하면서 돈을 현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네 가지 용도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어김없이 삶에 위기가 찾아온다. 버는 것보다 더 많을 돈을 소비하고, 불안한 미래에 저당 잡혀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뒤로 미루고, 일확천금을 좇아 인생 한 방을 노리고, 성과를 혼자 독식하려 온갖 꼼수를 쓴다.
어릴 때부터 돈에 꼬리표를 달고 관리하는 습관을 키운 아이의 20년, 30년 후 미래는 아무 생각 없이 돈을 써버린 아이와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다.
부의 대물림이 심한 한국에서 부자는 태어나는 존재라고 인식한다. 그러면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그러나 돈공부를 통해 부자는 만들어질 수도 있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의 손으로 부를 일군 부자들을 집중 탐구했다. 백종원, 방준혁, 워런 버핏, 손정의 등 이들을 부자로 만든 건, 부모에게 상속받은 재산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확립된 돈에 대한 가치와 부모의 조기 경제 교육이었다고 말한다.
'돈을 밝히는 것'과 '돈에 밝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을 잘 이해해야 좋은 의사가 되고, 자동차의 볼트 하나까지 속속들이 아는 정비사가 차를 잘 고치듯이, 돈의 가치를 알고 쓰임을 제대로 이해해야 돈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돈 때문에 인생의 행복과 품격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돈을 공부하자.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