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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치열했던 6·25 철원 능선...호국보훈의달에 묵묵히 선열 기린 안철수

기사입력 : 2021년06월29일 17:38

최종수정 : 2021년06월29일 19:38

휴전회담 유리한 여건 조성 '쇼다운 작전' 펼쳐진 곳
전적비에서 호국영령 추모...백골부대·전우회와 회동

[철원=뉴스핌] 김은지 기자 = 야권 유력 대선주자의 대권 도전 선언으로 온 나라의 이목이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 몰린 날이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묵묵하게 해야 할 일을 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을 기려야 하는 6월이었다. 그 자리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있었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3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비가 오지 않음에 감사하며 버스에 몸을 실었다. 여의도 국회에서 강원도 철원 쉬리공원까지, 그렇게 2시간여를 쉬지 않고 달렸다. 

[철원=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9일 강원도 철원군 쉬리공원에서 저격능선 충혼비를 참배하고 있다. 2021.06.29 photo@newspim.com

29일 이날은 우리 장병들이 북한 경비정과 전투를 벌이다 전사하거나 중상을 입은 연평해전이 열린지 19주기 되는 날이었다. 왜 연평도가 아니라 이곳을 택했는지부터 그에게 물었다. "6·25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격전지이기 때문"이라는 답부터 돌아왔다. 

이 곳에 방문하기 며칠 전이자 한국전쟁 71주년을 맞았던 지난 25일, 그는 백선엽 장군의 1주기를 맞아 다부동도 다녀왔다고 했다. 그곳 역시 6·25 전쟁 때 가장 치열했던 전장 중 한 곳이었다. 수많은 순국선열들은 그곳에서 목숨을 바쳐 북한군의 공세를 막아냈다. 

그는 최근 "끝내 다부동을 지켜 내고 낙동강 전선에서 버틴 덕분에 인천상륙작전이 가능하게 한 백선엽 장군에게 추모와 존경의 마음을 올렸다"고도 말한 적이 있었다. '내가 앞장서서 싸우겠다. 만약 내가 후퇴하면 나를 먼저 쏘라'던 그의 말도 인용했다.

그는 이날 "낙동강 전선에서 치열하게 국군이 우리나라를 지키지 않았다면 인천 상륙작전도 없었을 것이고, 지금의 대한민국도 존재할 수 없었다"고 계속해 말했다. 

그가 이날 한 말에는 언젠가 발언했던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되새기기 위해서"라는 의미가 충분히 녹아 있는 것 같았다. 아직 남아있는 전쟁의 상흔은 크고, 참전용사들의 처우에도 여전히 많은 관심이 필요했다. 

[철원=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이태규 사무총장, 구혁모 최고위원 등이 29일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저격능선 충혼비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1.06.29 photo@newspim.com

쉬리공원의 저격능선 전적비에 도착하자마자 3사단 작전 참모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지도부에게 저격능선의 전쟁사를 소개했다.

저격능선 전투는 휴전회담의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쇼다운 작전'의 일환으로, 1952년 10월 14일부터 11월 25일까지 42일간 치러진 전투를 말한다. 영화 '고지전'의 배경이 된 전투로도 잘 알려져 있다.

휴전회담이 포로문제로 결렬되고 무기한 휴회 됐을 때 였다. 회담의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당시 미8군 사령관인 벤플리트 대장은 삼각고지와 저격능선 일대에서 최대한의 화력을 동원, 제한된 공격 작전인 '쇼다운 작전'을 구상했다.

10월 14일 새벽 5시 공격을 시작해 아군은 차례로 목표 고지(598·A고지)를 점령해 나갔으나 미국 내 반전여론과 다수 사상자 발생으로 인수와 피탈 과정을 반복했다. 이후 아군이 최후 A고지를 확보하고 중공군을 격퇴하게 된다. 저격 능선을 확보해 작전적 목표를 달성했지만 총 33번의 치열한 공방전을 거쳐야 했다. 

안 대표는 당시 전투 상황을 경청한 뒤 헌화를 하고 호국영령을 위한 묵념으로 그들을 기렸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들 중에는 예비역 장군 위주의 정무직 당직자가 있다는 소식도 접했었다. 실제 현장에는 미2사단 카투사 지역대장을 지냈던 이균철 국민의당 경기도당위원장도 자리했다.

약 30여 분의 쉬리공원 저격능선 전적비 일정을 마무리 짓고 이번에는 백골공원으로 향했다. 저격능선이 있는 철원에 위치한 3사단 백골부대 장병을 격려하고 백골전우회를 영접하기 위해서였다.

[철원=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9일 강원 철원군 백골공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6.29 photo@newspim.com

안 대표는 이날 철원 지역 방문의 의미로 "열악한 조건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장병들을 만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대한민국 안보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와 전우회, 부대, 지역 주민이 잘 어울려 전투력을 지지해주고 뒷받침해주는 것이라는 것도 국민의당이 견지하는 안보관 중 하나다. 

안 대표는 장병들을 믿고, 가능한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지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참전용사 감사결의안'이 국회에 장기간 계류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이해할 수가 없다"는 답을 내놨다. 예산이 드는 것도 아니니 거대 양당이 책임 있고도 조속하게 이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이 결의안은 여야 55명의 국회의원이 초당적으로 마음을 모아 1년 전 발의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 통합의 계기를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전후세대에 국가 안보의 중요성과 평화의 가치를 교육하는 것과 아울러 호국 용사들이 합당한 예우를 받도록 실질적인 보훈 정책 수립을 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날 백골부대, 백골전우회와의 만남은 가장 험지에서 극강의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는 부대라는 점에서 성사될 수 있었다. 특히 이 부대의 전우회는 '사단법인'의 형식으로 운영 돼 눈길을 끌었다.

안 대표는 백골전우회에 대해 "돈독한 결속력을 지키고 국가에 대한 사명감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백골부대전우회는 참전 용사들의 연로에 따라 2017년에 들어 전후 세대에 역할을 승계한 상태다. 현재는 추모제와 전적비 건립, 6·25 기념행사, 참전한 전우회원에 대한 복지 등에 집중하고 있다.

[철원=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이태규 사무총장, 구혁모 최고위원 등이 29일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저격능선 충혼비에서 참배하고 있다. 2021.06.29 photo@newspim.com

이날은 순국선열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역사의 새로운 축을 그을 대선 정국의 '슈퍼매치'를 알리는 날이기도 했다. 전적지 방문 일정을 마친 안 대표는 다시 정치 무대로 돌아와 또다시 '통합'의 키워드를 강조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대선 행보를 공식화하는 데 대해서는 "야권의 경쟁력 있는 분들이 참여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많은 국민 관심이 모이고 치열한 정책, 비전 경쟁을 통해 우리가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야 하는지를 국민에게 말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이날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위한 실무 협상 회의의 두번째 날이기도 했다. 거기에 대해서는 "더 큰 통합, 더욱더 지지층이 넓어지고 정권교체가 가능한 통합을 지향하고 있다"며 "그것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으면 많은 것들이 잘 해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아열대기후의 스콜을 방불케 한 소나기는 다행히도 전적지 방문이 끝난 뒤에야 버스를 마구 두드리기 시작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안 대표의 답 중 앞서 언급하지 않았던 하나가 더 있었다.

안 대표는 젊은 층들에 "누구보다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투철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세대라 믿는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kime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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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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