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학생들에게 개인적 용무 시켰다는 의혹도
학교 측 "피해 입었을 학생들에게 깊은 유감"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한국외대 외국인 교수가 수업 중 노골적인 성적 묘사로 학생들에게 불쾌감을 줬다는 신고가 접수돼 학교 성평등센터가 조사에 나섰다. 학교 측은 이 교수를 재임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25일 한국외대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서양어대학 A 교수는 지난해 2학기 회화작문 수업에서 성폭행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교재 전반을 학생들에게 읽도록 지시했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전경. [사진=한국외대] 2021.02.18 clean@newspim.com |
A교수는 교재 내용 중 여성 인물이 생리를 경험하는 장면, 방 곳곳에 피가 튀는 장면을 설명하며 몇몇 여학생들에게 "이렇게 피를 많이 흘리는 게 가능한가?", "온 사방이 피로 물들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이전에도 소아성애, 성폭력, 성도착자를 소재로 하는 작품을 선정해 학생들에게 모두 읽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학생회는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성적인 묘사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자세히 다루며 학생들에게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교수법"이라며 "성희롱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성적 불쾌감을 느낀 피해자 관점에서 이뤄져야 하며, 이에 따라 본 사건은 성희롱 사건의 성립 여부를 모두 갖춘 사건으로써 응당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지난 2월과 3월 총 2차례 학내 성평등센터에 A교수를 신고했다. 현재 센터는 A교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A교수는 지난 2017년부터 조교나 학생들에게 어린이집 예약을 부탁하거나 출입국관리소 동행 등 개인적인 일을 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학교 측은 전날 인사소위원회를 개최, A교수를 재임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오는 28일 열리는 본이사회에서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A교수는 학교에서 제시한 교원이 충족해야 할 연구실적 등에서도 결격 사유가 있어 재임용에서 제외된 것"이라며 "A교수의 인권침해 등 사안과 관련해 피해를 입었을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cle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