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재건축 안전진단 개정 제안 후 두 달...집값 상승 우려에 묵묵부답인 국토부

기사입력 : 2021년06월27일 07:02

최종수정 : 2021년06월27일 07:02

주거환경 가중치 높여 재건축 활성화하는 방안
집값 상승 우려에 시기상조라는 국토부
개정 현실화 가능성 낮아...중장기적 집값 안정 위해 필요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서울시가 지난 4월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항목 비중 조정을 제안한 이후 두달이 지났지만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집값 상승 우려 탓에 안전진단 평가 비중 조정에 국토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재건축을 통한 서울의 신규 주택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집값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만큼 투기수요를 억제하면서 안전진단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 두달 째 진전없는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비중 조정 논의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비중 조정을 제안했지만 두달이 넘도록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제안한 안전진단 개정안은 현재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안정성의 가중치(50→30%)를 낮추고 주거환경 가중치(15→30%)를 올리는 게 핵심이다. 안전진단 평가항목은 ▲주거환경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구조안정성 ▲비용분석(경제성)이 있다.

정부는 2018년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개정하면서 구조안정성의 비중을 높이고 주거환경 비중은 낮췄다. 건물 구조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면서 설비 노후화로 주차·소방·안전 면에서 생활이 불편함에도 건물 구조안정성 문턱을 넘지 못한 강남과 목동 등 재건축 단지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제기돼 왔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는 입법절차 없이 국토부가 고시하는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만 개정하면 된다. 국토부는 자체 심의위원회등의 논의를 거쳐 개정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지만 두달이 넘도록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대해 내부위원회와 외부 의견 및 시장 상황을 종합해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집값 상승 우려와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부담탓에 안전진단 개정에 회의적인 시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지난 9일 서울시와 정책 협조를 위한 자리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개정에 대해 논의했지만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 집값 상승·정책 기조 변화 우려하는 정부..."안전진단 완화로 중장기 시장 안정 가능"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데에는 집값 상승과 정책 기조 후퇴로 읽혀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개정된 안전진단 기준을 활용해 재건축 사업을 초기부터 통제해왔다. 집값 상승 및 투기수요 유입을 막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로 인해 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추진이 막혀왔다. 최근에는 지난 16일 1320가구 규모의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9단지도 재건축 2차 안전진단에서 62.70점(C등급)으로 재건축 불가인 '유지보수' 판정을 받았다.

집값 상승 우려에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시기를 앞당기는 등의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집값 상승 불안은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1주차 0.05% 상승했던 서울 집값은 6월 3주차에 0.12% 오르며 상승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강남(0.08→0.17%)·노원(0.09→0.25%)·양천구(0.07→0.12%)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상승폭 증가를 이끌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주택 공급을 위해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항목 비중 조정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이를 시행할 경우 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집값 상승을 크게 우려하는만큼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서울시가 취할 수 있는 정책 수단도 많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을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고 주요 재건축 단지가 있는 영등포·양천구 구청장등을 만나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원활한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재건축 규제에 대한 최종권한은 국토부가 갖고 있어 국토부의 입장 변화없이는 안전진단 등 재건축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는 힘든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안전진단 개정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이며 된다고 해도 집값 상승 우려에 유명 재건축 단지들은 개정안을 적용하지 못하게 통제할 것 같다"면서 "서울시 역할이나 정책수단에 한계가 있어 국토부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되는만큼 집값 상승 우려에 재건축 자체를 막기보다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안전진단 개정으로 재건축이 활성화되면 단기적으로는 집값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주택 공급에 따른 시장 안정 효과가 있는만큼 투기 수요 차단책을 추진하면서 안전진단 기준 개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