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한순간에 변했다. 소개팅과 한 공간에서 지내는 청춘 남녀들의 썸과 연애를 그린 것이 전부였다면 이제는 실제 커플들과 헤어진 연인들이 나와 서로의 새로운 사랑을 눈앞에서 확인하며 여러 감정을 느끼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를 찾아가고 있다.
이지은 사회문화부 기자 |
국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인 카카오TV와 티빙이 각기 다른 일반인 연애 리얼리티를 선보였다. 바로 '체인지 데이즈'와 '환승연애'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첫 선을 보인 카카오TV의 '체인지 데이즈'는 각자의 이유로 이별을 고민 중인 세 커플이 잊고 지낸 두근거림을 되찾기 위해 다른 커플들과 데이트를 하며 설렘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티빙이 공개를 앞두고 있는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모여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간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다. 이 의도를 조금 더 풀어보자면 헤어진 커플을 모아 놓고 서로의 앞에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전 연인의 모습을 지켜봐야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여러 이성이 한 공간에 지내면서 만남과 설렘을 그린 '짝'을 시작으로 '하트 시그널'등 유사 프로그램이 론칭되고, 연예인과 일반인 출연자의 만남을 그린 '연애의 맛', 그리고 실제 연예인 커플들의 모습을 선보인 '부러우면 지는 거다'로 연애 프로그램은 확장됐다.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것은 사랑의 시작에 앞선 사람들의 설렘과 그 안에서의 갈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비슷해진 포맷 속 방송은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냈고 논란은 곧바로 시작됐다.
특히 '체인지 데이즈'는 첫 방송 이후 선정성 비판에 부딪혔다. 설렘을 잃은 2030 커플들의 '리셋 프로젝트'를 표방하고 있지만 파트너를 바꿔 데이트를 한다는 설정이 '스와핑'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여행 마지막 날 현재의 연인과 연애를 이어갈지, 혹은 또 다른 인연과 새로운 시작을 맞을지 최종 결정하는 부분이 더욱 큰 공분을 사게 했다.
이전 연애 프로그램이 조작 논란과 일반인 출연진들이 방송을 연예계 데뷔의 목적으로 사용하다보니 진정성 문제가 더해지기도 했다. 이러한 부분을 배제하고자 연애 프로그램이 더욱 '리얼리티'의 면모를 찾아가자 아이러니하게도 윤리와 도덕, 도의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외 OTT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줄을 잇고, 시즌제로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개방적인 해외 정서를 국내 정서로 바꾸지 않고 오히려 자극적인 면을 강조하다보니 부작용만 커졌다. 국내 OTT에서 해외 OTT에 대응하고자 시도하지 않았던 새 리얼리티를 런칭하며 포맷의 확장을 알린 것은 칭찬할 부분이다.
하지만 다수의 시청자들은 보면서도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프로그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자극적인 문구들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 시청률과 조회수는 자연스레 뒤따라왔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제라도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진 만큼 자극적인 문구는 오히려 역효과만 낸다는 것을 깨닫고 새 포맷의 프로그램을 런칭한 것처럼 국내 정서에 맞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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