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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정년 65세로"...고임금·저생산성 탓에 현실성 있을까

기사입력 : 2021년06월15일 15:45

최종수정 : 2021년06월15일 15:45

현대차·기아·한국지엠, 정년 연장 주장
현대차그룹, 2016년부터 임금피크제 시행 중
호봉제에서 정년 연장 불가..GM·폭스바겐 등은 성과제
"공공부문 시범 도입 뒤 사기업 확산 방향이 바람직"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 한국지엠(GM) 등 국내 완성차 3개사 노동조합이 60세에서 65세로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현재도 고임금과 저생산성 구조 탓에 대기업 생산직의 갑작스러운 정년 연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며 60세까지 고용을 보장하고 있다. 현재 인력와 매년 인상되는 호봉제를 유지하면서 65세 정년 연장은 애초부터 말이 안 된다는 게 중론.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정부 등 공공 부문부터 정년 연장을 검토하거나 시범 시행 뒤, 사기업으로 확대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사진=현대차·기아]

 ◆ 60세 정년은 한국·터키 뿐 vs '안티 현대차' 여론 확산

15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이번주부터 화, 수, 목 주 3회 교섭을 통해 ▲국민연금연계 정년 65세 연장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성과급 30% 지급기준 마련 ▲산업 전환에 따른 미래협약 등 올해 요구안을 사측과 협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노사 교섭단은 이날 6차 본협상을 열고 여름휴가 전까지 임단협을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노조는 지난달 요구안을 확정하는 한편, 이달 말 교섭에서 사측에 일괄 제시안을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사측의 일괄 제시가 납득할 수준이 안 되면 쟁의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번 임단협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되는 사안은 정년 65세 연장으로 보인다. 노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만 60세 정년을 유지하는 나라는 한국과 터키 뿐이라며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정년 연장 논의 자체가 여론의 강한 반감을 초래한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노조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45.7%로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1위이며 노·장년층 10명 중 4명은 노부모와 함께 성인기 미혼자녀까지 부양하는 이중부양 부담을 지고 있으며 국민연금 수령시기 조정으로 만 62~65세부터 가능해 소득이 없는 시기가 발생한다"고 당위성을 부여했다.

사측은 "코로나19 경기 불황이 극에 달하고 최악의 청년실업과 자영업자 몰락 상황 등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이미 수차례 공유했고 현 상황에서 '현대차 정년연장'을 논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여론의 강한 반감이 초래되고 있다"며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 준비 과정에서 노조 요구안으로 정년 연장이 포함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이에 따른 안티 현대차 등 부정적 여론이 급격히 형성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현대차 노조와 함께 전국금속노조 기아차, 한국지엠(GM) 지부 등 국내 완성차 3사는 전일 정년 연장 국회 입법화를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 국민 청원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한국은 빠른 고령화 진입으로 퇴직 이후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국회와 정치권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4개사가 호봉제 구조"라며 "호봉제 구조에서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은 청년 실업률을 더욱 악화시키고 한국 제조업과 경제 전체를 무너뜨리려는 집단 이기주의"라고 지적했다. 이를 뒤집어보면 호봉제를 개선할 경우 신입사원 등 기업의 채용 여력은 높아질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울산공장 조립 라인 [사진=현대차]

◆ 현대차그룹 임금피크제 시행 중..60세에 임금 10% 삭감

현대차그룹은 만 60세 정년이 의무화된 2016년부터 전체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회사는 정년을 보장하는 대신 근로자의 임금은 삭감되는 게 임금피크제의 큰 틀인데, 현대차 생산직도 58세까지 임금이 오르거나 유지되다가 59세에 동결을 거쳐 60세에 10% 정도 줄어든다. 때문에 정년을 65세로 연장할 경우 임금 동결 시점과 삭감폭 등을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

중요한 점은 자동차 등 제조업 기반 사업장에서 정년을 연장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직접 몸을 써서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업 특성상, 고임금 대비 높은 생산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전기자동차 등 제조 시 생산 과정 및 근로자 인력은 현재 보다 30~40%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생산직 근로자는 호봉제로 해마다 연봉이 상승하는 구조로, 직무와 성과에 따른 GM, 르노, 폭스바겐 등 기업과 큰 차이가 있다"며 "이 때문에 호봉제를 유지하는 것과 동시에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산업이 자동화를 거쳐 로봇화 등 혁명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고령자의 생산성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생산직 근로자 중심의 임금 구조가 1980년~2000대 출생한 MZ세대와의 갈등을 야기시킨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생산직 근로자 대비 사무직 직원들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불만에서다.

현대차그룹의 사무·연구직 '인재존중' 노조가 지난 4월말 출범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현대차 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8800만원으로, 지난 2019년(9600만원) 대비 800만원 줄었다. 각종 수당 또한 생산직 중심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 노조의 정년 연장 주장은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 사이의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현재도 고비용 구조이기 때문에 현대차 등 대기업이 생산 기지를 (인건비가 낮은) 해외로 늘리는 게 아니겠냐"고 강하게 반문했다. 

한 경영대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정부와 공기업, 병원, 학교 등 공공성이 있는 곳부터 탄력적으로 정년 연장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면서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수 있다면 사기업의 전문직 및 사무직 등 직무 중심의 정년 연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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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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