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부평·창원공장 등 감산 지속
한국지엠 "산적 과제 많지만 머리 맞대고 풀어나갈 것"
노조, 기본급 9만9000원 등 1인당 수백만원 요구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한국지엠(GM)이 노동조합의 성과급 인상 등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에 난감해하고 있다. 최근 7년간 누적 적자 3조4000억원를 포함해 총 손실이 5조원을 넘었는데도 한국지엠 노조가 성과급 등을 달라고 해서다.
업계는 천문학적인 적자 규모와 함께 코로나19,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한 불안정한 경영 상황에서 한국지엠 노조의 요구는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표=김아랑 기자] 2021.05.26 peoplekim@newspim.com |
◆ 올해 임단협 첫 자리...밥값 450원 인상 요구도
26일 한국지엠 노사에 따르면 이 회사 노사는 27일 아침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올해 임단협 상견례 및 1차교섭을 갖는다.
노조는 올해 ▲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통상임금의 150% 성과급 ▲격려금 400만원 ▲미래발전전망 특별 요구안 ▲21년 단체교섭 특별 요구안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미래발전전망 특별 요구안은 부평1공장에서 연간 23만대 이상의 생산계획과 신차 투입을 확약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부평공장을 비롯한 전 사업장에서 전기차 및 미래형 자동차 생산 요구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노조는 단체교섭 특별 요구안을 통해 과거 노사분쟁에서 발생한 부당해고자 원직복직, 평일 식대 450원 인상, 식당 개선, 사회 연대 기금 10억원 출연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식대 인상은 한국지엠이 무상 제공하는 점심 식대 비용을 늘려 식사 수준을 더 올리라는 얘기다.
사측은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해 차량 판매 및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적자 상태가 지속돼 해당 기간 3조3983억원 적자를 포함해 손실 규모가 총 5조원대다. 지난해도 3169억원의 적자를 보게돼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글로벌 코로나19 상황과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단기간에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올해 임단협도 산적한 과제가 많지만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슬기롭게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임단협의 경우 7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26차례 교섭을 가졌으며, 11월 수차례 파업하는 등 '강성' 노조의 단면을 드러냈다. 이로 인해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인상 실패와 함께 성과급 300만원 인상하는 데 그쳤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18회 자동차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1.05.12 dlsgur9757@newspim.com |
◆ 업계 "적자 상황에서 파업 시 강경 대응해야"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 세계 자동차 회사에 몰아친 반도체 수급난은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완성차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지엠을 덮쳤다. 한국지엠은 제너럴모터스(GM) 결정에 따라 지난 2월부터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50% 줄였다.
또 지난달 19일부터 일주일간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선 창원공장 가동률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생산량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생산량 감소폭은 지난달 보다 이달에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같은 감산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들어 4월까지 한국지엠은 내수 2만2823대, 수출 8만8656대 등 총 11만1479대 판매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내수는 11.4%, 수출은 1% 줄어든 수치로, 내수와 수출을 합하면 3.3% 감소폭을 보였다.
국내 생산 외에 미국에서 수입·판매 중인 쉐보레 모델도 감소세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쉐보레 수입 물량은 339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1% 쪼그라들었다. 미국 GM 본사의 북미 공장이 반도체 수급난에 가동을 중단하거나 감산했기 때문이다.
노조가 성과급을 요구하지만 지난 한해 한국지엠 판매 실적도 마이너스다. 지난해 내수 8만2954대, 수출 28만5499대 등 총 36만84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내수는 8.5% 늘었으나 수출에서 16.2% 줄어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았다. 반조립상태의 CKD 수출도 2019년 50만5510대에서 지난해 34만1029대로 최근 7년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관련 업계는 한국지엠의 수년간 적자에 내수·수출 등 생산 감소로 인해 노조의 요구안을 들어주기 불가능할 것이란 시각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간 적자에서 허우적대는 한국지엠은 지난해에도 수천억의 적자를 보고, 10% 이상 판매가 줄었는데 노조가 성과급을 달라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르노삼성차의 경우도 적자 상황에서 노조가 한달째 파업하고 있으나 사측이 강경 대응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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