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보고서
"北, 군사용 핵프로그램 계속 확대…고농축 우라늄 계속 생산"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40~50개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스웨덴의 민간 정책연구단체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국제 군비·군축·국제안보 관련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1월 기준 북한의 핵탄두 보유 수를 40~50개로 추정했다.
북한이 지난 3월 26일 공개한 신형전술유도탄 발사 장면. [사진 =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1.03.26 |
이같은 수치는 이 연구소가 지난해 보고서에서 추정했던 30~40개 보다 10개 늘어난 것이다.
연구소는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운반체계를 실험하지 않았지만 국가안보 전략의 핵심 요소로 군사용 핵 프로그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소의 한스 크리스텐센 선임연구원은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 정권이 원심분리기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계속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가정해 핵탄두 규모가 전년 보고서 보다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지 여부 등 불확실성이 훨씬 더 큰 상황"이라며 "그러나 특정 상황과 관계없이 북한의 핵무기 재고는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 보유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추정 규모는 그동안 단체와 전문가들에 따라 적지 않은 편차를 보여 왔다.
미국의 랜드연구소와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 4월 발표한 공동보고서에서 북한이 2020년에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을 통해 핵무기 67~116개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매년 12개에서 18개씩 늘리면 2027년에는 151~242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같은 달 북한전문 매체 38노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매년 고농축 우라늄을 175kg, 플루토늄은 6kg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의 생산량을 합해 계산하면 핵무기는 45개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분석 편차에 대해 크리스텐센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 등을 계산하면 해커 박사의 추정대로 40~50개가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소는 북한을 제외한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모두 1만 8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추정치 1만 3400개보다 3200개 감소한 것이다. 연구소는 "미국과 러시아가 퇴역 탄두를 해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는 핵탄두와 미사일, 항공기 운반시스템, 핵무기 생산시설 등을 교체하고 이를 현대화하기 위한 광범위하고 값비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은 냉전의 끝이자 미래 핵무기 시대의 새로운 국면을 맞는 매우 불확실한 시기"라고 우려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