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압박과 화해 카드를 동시에 제시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장외 기싸움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관계 구축 가능성을 열어 놓으며 화전양면전술을 펼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관련,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그가 선택만 한다면 우리가 함께 협력할 분야들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미국 대선 개입 문제는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인권탄압, 사이버 해킹 대응 문제 등을 두고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푸틴 대통령이 "협력 제의를 거부하고 과거 사이버 안보에 관련된 행동과 같은 양식으로 나선다면 우리는 이에 대응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또 수감중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반체제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거론하며, 만약 그가 숨진다면 자신과 미국 등과의 관계 악화를 각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만나 악수하는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푸틴 대통령도 미국 NBC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제기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우스꽝스럽다" "단 한번도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적극 반박했다. 또 미국 정부에 "못 생겼으며 거울을 보고 화내지 말란 말이 있다"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단 트럼프 시대의 미러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양자 관계 구축 모색에 치중할 것이란 얘기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안정시켜야 미국의 힘을 중국 견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푸틴 대통령도 최근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사이버 범죄와 관련한 범죄인을 인도할 용의도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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