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발 메시지 난무...국민 피로도↑
野 "오해 소지 있어...직접 나서라"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국민의힘 입당이 가시화된 듯 보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또다시 잠행 모드에 들어가자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윤 전 총장의 입이 아닌 '측근발' 메시지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잠행을 장기화할 경우, 국민이 느끼는 피로도는 물론 대선 주자로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측근의 전언을 통한 소통 방식 또한 검사 시절 보여줬던 윤 전 총장의 거침 없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란 평가다.
[과천=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1.02.01 pangbin@newspim.com |
8일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 토론 모임에 참석하려다 불참했다는 보도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지난달 윤 전 총장과 회동했던 정진석 의원이 주축인 국민의힘 정책모임 '열린 토론, 미래' 참석을 예정했다가 철회했다는 내용이다.
정 의원이 최근 윤 전 총장과 단독 회동한 만큼 당초 이날 모임은 국민의힘 입당을 시사하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양측 모두 참석 자체가 예정에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윤 전 총장이 또다시 국민의힘과 거리두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3일 윤 전 총장이 "기호 2번 달고 출마하겠다"고 말했다는 측근발 메시지가 나온 지 나흘 만에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설은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윤 전 총장과 지난 3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통화했다. 통화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도 괜찮겠냐'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정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 5일엔 국립현충원을 참배해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적는 등 정치 행보를 가속화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1.03.04 pangbin@newspim.com |
사실상 정계 입문 행보를 보인 윤 전 총장이 직접 메시지를 내놓는 대신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 국민의힘 일각에선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계 진출이 처음인 윤 전 총장의 신중한 입장이 이해 간다"면서도 "명색이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사람이 공보 등 공식 창구도 아닌 친분 있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는 건 큰 정치를 기대했던 국민들 기대를 져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날 "윤 전 총장에 대해 제3자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현재의 소통 방식은 많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당당하게 직접 나서라"고 지적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도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자기 생각을 직접 얘기해야 한다"며 "누구를 만난다는 사실이 은밀히 알려질 때는 지났다"고 질타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측근발 보도는 자가발전일 경우가 많지만 이를 자초한 것이 윤 전 총장"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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