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선주자 손길도 이용…상당한 불쾌감"
"국민의당 합당 문제에 갑질…대선주자 모두 존중해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후보가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유력한 가운데 이준석 후보가 "아전인수(我田引水, 자기 논에만 물을 대려는 행동으로, 자기에게만 유리하게 해석하고 행동하는 태도)로 해석한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이 우리 당 입당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은 맞다"며 "사실 윤 전 총장은 꽤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그러나 (윤 전 총장이) 실제로 입당을 하기까지의 과정은 그리 간단치 않을 것"이라며 "입당 시기도 현재로서는 전혀 특정할 수 없다. 고민의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나경원 당대표 후보. 2021.05.31 photo@newspim.com |
나 후보는 "그럼에도 윤 전 총장이 먼저 화합의 메시지를 냄으로써 우리 당원들, 우리 당 지지층들을 안심시켜줬다. 고마운 일"이라며 "그런데 이준석 후보는 마치 본인의 '버스 조기 출발론'에 윤 전 총장이 화답한 것처럼 비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윤 전 총장의 스케쥴대로 가는 것인데, 그것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까지 윤 전 총장과 측근들의 말을 전언한 것을 들어보면 사실상 저희 버스가 출발하기 전 타겠다는 의지로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이 후보의 버스 조기 탑승론에 화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스케쥴대로 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 후보가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 후보는 "이것은 후보가 선의로 내민 손길마저 정치공학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대선주자가 당대표 후보에 끌려다니는 모양새를 만들려 언론플레이를 하다니, 이런 태도야말로 대선주자 후보에게 상당한 불쾌감을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또 "게다가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에 있어서도 '갑질'하는 듯한 고압적인 모습에 더더욱 불안감은 커진다"라며 "이러다 또 안철수 대표와 거칠게 다투고 끝내 통합은 물건너 가는 것은 아닌지 당원과 국민들은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신중하고 절제해야 한다. 대선주자 한 명 한 명을 모두 존중해야 한다"며 "혹여나 그들의 명예와 권위가 실추되지 않도록 당 대표는 묵묵히 뒤에서 일해야 한다. 당원들과 국민들께서 이 부분을 깊게 통찰하고 판단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