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만 IPO 25개 최대...올해 공모액 12조 전망
증권사, 대기업 IPO 유치할수록 수익 증대
"높은 공모가액 등 기업들 요건도 까다로워"
[편집자]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공모주 받기만 하면 '따상'(공모가 대비 2배 시초가+상한가)은 기본이었던 분위기가 최근 바뀌고는 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IPO 시장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올해가 공모가가 비싸지는 구간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목소리를 찾기도 어렵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 우려도 있지만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는 매우 좋은 시기다. IPO 빅뱅을 맞아 대형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하반기도 뜨거울 전망이다. 올해 IPO 현황과 주요 증권사들의 전략을 들어본다.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다. 올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등 대어(大魚)급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서다. 올 1분기 증권사 수익 대부분이 주식거래 중개와 IPO를 포함한 기업금융(IB)에서 나온 만큼 증권사들의 IPO 시장선점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 IPO기업 수는 25개(유가증권시장 3개, 코스닥시장 22개)사로 2003년(34개) 이후 2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IPO 공모금액 역시 2조6468억원으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크다.
올해 IPO공모금액은 약 10조5000억원~12조원 안팎, IPO기업은 약 120~140여개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국내 IPO기업은 총 112개(유가증권 14개사, 코스닥 86개사)로 공모금액은 5조9000억원으로 최근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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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의 호황은 올해 1분기 증권사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1분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한국투자증권은 IPO주관 수수료로 72억8700만원을 거둬들였다. 미래에셋증권도 IPO 수수료 수익이 포함된 전체 IB부 수수료가 총 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배 가량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통상 IPO상장 주관을 맡으면 공모 금액의 0.8%를 수수료로 받고 0.2%를 인센티브로 받는다. 예컨대 중소형사의 상장 주관 보수가 보통 수 억원대에 그치는 반면, 대형사의 보수는 수 십억원에 달한다. 대형사 계약을 1건만 따내도 중소형사 수수료의 몇배를 벌수 있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증권사간 IPO대어를 잡기 위한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상장 기업들 역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해주는 주관사를 선택하려한다. 그래야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서다. 이렇다보니 기업들이 증권사에 높은 공모가액 등을 요구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 눈높이에 맞춰 증권사들도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KB증권은 올 초 IPO 담당 부서를 4개로 확대하고 주식자본시장(ECM)담당부서를 만들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문성 강화를 IPO3실을 신설했고,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투자은행(GIB) 그룹 내 IPO 3부를 만들었다. 대신증권은 IPO 2본부 체제로 개편했다.
다만 IPO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금리상승 등으로 증시상황과 기업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IPO 주관사를 선정한뒤 상장하기까지는 대략 2~3년 정도가 걸린다.
한 증권사 IB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IPO시장을 전망하긴 어렵지만 국내의 경우 유동성 자금이 적어도 내년 대통령 선거가 끝날때까진 계속 증시에 머물 것으로 보여 당분간 IPO시장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투자자의 자금과 기관투자자 기금이 IPO시장에 몰려 기업 공모가가 상단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IPO시장은 올 하반기까지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시장 환경에 따라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