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중국·러시아, 대만, 우즈벡 등 3930명"
"국민 정서 상 순수 외국인과는 다르게 접근"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법무부가 최근 '중국 속국' 논란을 낳은 국적법 개정안과 관련해 "순수 중국인은 대상자가 아니다"며 "한국과 혈통적으로 연관있는 영주권 동포의 미성년 자녀가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28일 오전 10시 30분 송소영 법무부 국적과장 주재로 국적법 개정안 설명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송 과장은 '수혜 대상자 통계를 보면 중국과 한국계 중국인 등 중국 관련 출신이 90%를 넘는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은 대상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한족, 만주족 등 이들은 원래 중국인이다. 우리나라 혈통과 연관이 있는 동포여야 한다"며 "정책 대상으로는 한국계 중국인, 2대에 걸쳐 나고 자란 대만, 우즈베키스탄 중 고려인 동포, 한국계 러시아 이 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주자의 국내 출생 자녀임을 요건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 수는 총 8459명"이라며 "이중 2대에 걸쳐 국내에서 출생했거나 혈통적으로 유대 관계가 깊은 재외동포는 대략 3930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송 과장은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전 대한제국이나 일제 치하 당시 외국으로 간 동포들이 있다"며 "국적법을 검토하며 동포에 대한 부분은 순수 외국인과는 다른 접근 방식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개정안에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법무부의 모습. 2020.12.03 dlsgur9757@newspim.com |
◆ 다음은 송소영 법무부 국적과장과의 일문일답.
-법 개정으로 예상되는 국적 취득 가능 숫자는 현재 기준으로 어떻게 되나?
▲영주자의 국내출생자녀임을 요건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 수는 총 8459명이다. 여기서 연원 등을 고려해 동포 출신이거나 2대에 걸쳐 한국에 산 사람을 추산하면 3930명 정도다. 대략 3900여명이 이번 국적법 개정안 정책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태어나는 자녀 수를 고려하면 1년에 600~7000명이 제도 도입 시 새로 국적을 부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대에 걸쳐 국내 출생했거나 우리나라와 혈통을 함께하는 재외동포 대상자는 어떻게 알고 선정하나?
▲영주자격자 범주는 여러 부류가 있다. 우선 국내 거주 자격 5년 이상 보유나 50만 미화를 투자해 5명 이상 내국인을 고용해 연금 수급을 받는 사람, 국내 첨단과학 분야에 근무하며 박사 학위 이상을 받은 자 등 18가지 정도가 있다. 이들 부류의 영주자격자가 국내에서 아이를 낳을 경우 모두에게 국적을 준다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 영주자격자 가운데 우리와 혈통적·역사적으로 유대 관계가 깊은 자를 우선적으로 대상자로 해보자고 한 것이다.
-통계를 보면 중국, 한국계 중국인 등 중국 관련이 90%가 넘는다. 국적 취득 관련 해외 사례에서도 특정 국가나 민족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나라가 특이한 사례인가?
▲중국은 대상자가 아니다. 중국 동포가 아닌 중국 한족, 만주족 등은 원래 중국인이다. 한국계 중국인이 혈통과 연관있는 동포다. 정책 대상은 한국계 중국인, 2대째 나고 자란 대만, 우즈베키스탄 중 고려인 동포, 한국계 러시아 정도 고려하고 있다.
-부모가 한국 국적자가 아니어도 자녀가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가 전에는 없었나?
▲미성년자 단계에선 없었다. 귀화 제도가 있는데 크게 3가지다. 단독으로 성인이 돼 20세를 넘겨 하는 일반 귀화, 한국인 배우자와 혼인한 결혼이민자에 대한 간이 귀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에 대해서 하는 특별 귀화 등이다. 간이 귀화 경우 생계 유지 능력이나 범죄 전력 등을 고려하는데 6000만원 금융자산이 필요하다. 그래서 미성년 아이가 단독으로 국적을 신청하지 못했다.
-부모가 한국인이 아닌 미성년자가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개정안의 새로운 내용인가?
▲그렇다.
-혈통상 한국과 연고가 있어야만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
▲그렇다. 영주권을 취득한 부모 중 혈통 요소가 인정되면 된다.
-순수한 중국인은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 할 수 없다.
-기사에 개정안 대상자 95%가 중국 국적이라고 보도됐는데 잘못된 내용인가?
▲정책 대상을 말씀드리면 영주자로부터 태어난 8459명 중 한국계 중국인 부모가 재외동포인 사람들이다. 이밖에 대만, 우즈베케스탄, 한국계 러시아 중에서도 혈통이 관련된 자들이다. 3930명 정도가 대상에 포함될 듯하다. 원래 영주자의 국내 출생 자녀는 훨씬 많다. 그중 혈통주의 연원이 있는 재외동포 아이와 2대째 한국에서 출생해 자란 사람 포함할 때 3930명 정도 된다는 것.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해 정확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부모의 혈통적 요소가 고려 대상이란 의미인가?
▲그렇다. 사실 우리나라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전 대한제국이 있었고, 일제 치하가 있었다. 당시 외국으로 간 동포들이 있어서 국적법을 살피면서 동포에 대한 부분은 순수 외국인과는 항상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제도를 시행하며 내부적으로 논란도 있었다. 대상자가 너무 적은데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제 생각은 국민이 되는 요건이고, 만들 때 너무 급진적인 범위로 크게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수용 가능한, 우리와 유사하고 정체성이 비슷한 대상자로 한정해서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냐는 차원에서 대상자를 선정했다.
-지금도 귀화제도가 있다. 부모가 귀화하면 되지 않은가?
▲그런 지적도 일리가 있다. 그런데 국적을 바꾸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아무리 국내에 와서 몇 세 이후 영주할 의사가 있어도 국적을 바꿀 경우 본국의 법률문제가 생기고 상속 문제에 기인한 여러 사정들이 생긴다. 국적을 바꾸는 것은 본인의 결정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국적법과 관련해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했다. 귀화 제도도 있지만 아이의 관점에서 조기에 한국인이 되게 해서 아이에 초점을 두는 제도 말이다.
-국적법 개정에 대한 수요가 있었나?
▲당사자 요구 사례라기보다는 전문가 회의 등에서 해외 사례를 보며 접했다. 이런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민원 제기는 없었다. 간이 귀화 심사를 하다 보면 아이가 고등학교 때 방황하는 경우를 본다. 엄마와 아빠가 대만 국적자였는데 본인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더 빨리 우리나라가 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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