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I' 매장 수 급감... 매각설 수년째, 시기는 언제쯤?
매각 또 무기한 지연?... 새 수장에 외식사업전략 변화도 감지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롯데리아, 엔젤리너스커피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가 수년 간 TGI프라이데이스(이하 T.G.I. Friday's·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매각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국내 외식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몸값이 더 낮아질 수 있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경영진 변화와 자금 확보를 위해 매각 물밑 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사진=롯데GRS] 2021.05.14 shj1004@newspim.com |
◆ 'TGI' 매장 수 급감... 매각설 수년째, 시기는 언제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GRS 측은 TGI 프라이데이스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잠재적 원매자 물색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이 중 한 곳은 외식 브랜드 '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MFG코리아으로 알려지고 있다. MFG코리아는 2014년 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매니져스코리아(어펄마캐피탈)에 매각됐다. 현재는 외식 전문 기업인 썬앳푸드에서 매드포갈릭 브랜드만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법인이다.
롯데GRS는 대표적으로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빌라드샬롯, 더푸드하우스, 크리스피 크림 도넛, 한국 TGI프라이데이스, 나뚜루, 일본 버거킹 등을 운영하고 있다.
TGI프라이데이스는 국내에서는 1992년 지멘스코리아의 관련사 아시안스타와의 기술제휴로 설립됐다. 이후 2002년 롯데그룹이 TGI프라이데이스를 운영하는 푸드스타의 최대주주인 홍콩계 투자회사 HSBC프라이비트이퀴티의 지분 75%중 70%를 501억원으로 인수하고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바 있다.
인수 당시 TGI프라이데이스는 아메리칸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정통 미국식 요리를 위주로 다루며 국내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5.14 shj1004@newspim.com |
한때 부의 상징으로 꼽히기도 했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표 주자였던 TGI프라이데이스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변화와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점점 설 곳을 잃어갔다.
대기업들의 외식 레스토랑 진출과 한정식·뷔페·패밀리 레스토랑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밀려난 것이다.
그 결과 'TGI 프라이데이'의 매장 수는 2016년 31곳에서 2018년 29곳, 2019년 27곳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초 기준 15곳까지 급감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이미 수 년전부터 TGI 매각과 관련해 이야기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 매각 또 무기한 지연되나... 새 수장에 외식사업전략 변화도 감지
업계에선 지난해만 해도 3~4곳의 재무적투자자(FI)와 개별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작업이 일시 중단되면서 일정을 급하게 추진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여파와 소비 침체 등 악재들이 겹친 영향에 매각 성사 여부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외식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TGI 몸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물가 상승률과 인건비 부담이 커진 데다 외식업 관련 소비 심리마저 얼어붙은 탓에 외식프랜차이즈 운영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롯데GRS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 68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8% 이상 감소했다. 영업익, 당기순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 337억원, 영업적자 1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리아 매출이 선방했으나 엔젤리너스, 크리스피 크림 도넛, TGIF, 빌라드샬롯 등은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탓이다. 경영악화에 따라 매각을 통해 현금유동성 확보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5.14 shj1004@newspim.com |
여기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며 외식사업전략 변화로 매각진행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차우철 전 롯데지주 전무를 롯데GRS 대표이사로 변경했다.
차 대표는 1992년 롯데제과에 입사해 2004년까지 전산, 구매 분야 등에서 일했다. 2017년까지 롯데정책본부 개선실에서 근무했고, 현재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을 맡은 바 있다.
롯데제과 출신인 차 대표 선임으로 외식업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거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롯데GRS의 실적 개선과 매각 작업 등에서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거란 예상이다.
실제 그는 엔제리너스 '반미'로 상황을 반전시키는 한편 꾸준히 브랜드 리뉴얼 등을 고민하고 있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의 경우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도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외식레스토랑 전체 침체가 고려되고 있지만 메뉴 강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과 부진한 사업을 정리함으로써 성장성이 보다 높은 사업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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